제1736장
“진짜야 아빠?!”
윤준협이 확신에 찬 눈빛을 하고 말했다.
“응, 진짜야.”
우빈이가 힘을 불끈 줘 눈을 감았다 뜨길 반복했다......
“아빠! 나 환각이 보이나 봐! 연화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서 그런가, 저기 보이는데!”
그 말에 떨떠름해하며 시선을 돌린 윤준협은 다음 순간, 그대로 얼어버리고 만다.
아들의 환각이 아니라 진짜다!
고연화는 웬 남자와 나란히 앉아 경치를 바라보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와 미소를 주고 받는 두 사람의 모습은 제법 친밀감 있어 보였다.
기억을 되찾은 윤준협도 아는 사람.
탁지훈이다.
한때 애송이에게 품지 말아야 할 마음을 품더니 지금은 곁에 없는 틈을 타 대놓고 들이대고 있는 그 놈!
순식간에 차가워진 윤준협의 눈에서 한기가 연신 뿜어져 나왔다......
“준협 씨, 우빈아! 둘이 뭘 그렇게 봐! 물 마실래?”
소피아의 목소리를 들은 윤준협은 짧은 순간 바로 시선을 거두고 평소의 무뚝뚝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물병을 받아쥔 채 남자가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곤 말했다.
“고마워.”
환하게 웃은 소피아가 다른 물병 하나를 우빈이에게도 건네준다.
“자, 우빈아! 엄마가 물 먹여줄게!”
고연화를 빤히 바라보다 소피아에게 시야가 가려진 우빈이는 빽 화를 냈다.
“안 마셔! 비켜!”
물 좀 마시라고 한 것 뿐인데! 은혜도 모르는 놈!
“우빈아! 물 좀 마시라는데 왜 그래! 그러다 배 아야 한다 너!”
윤준협 앞에서 제법 참된 엄마같이 구는 소피아다.
그럼에도 우빈이는 턱을 바짝 쳐든 채 콧방귀를 뀌었다.
“안 마신다니까! 신경 꺼!”
“얘가 진짜!”
소피아가 속상한 마음에 윤준협을 쳐다봤다.
“준협 씨, 우빈이 좀 봐......”
“안 마시겠다는데 신경 쓰지 마.”
한마디 혼내줄 줄 알았던 것과 달리 남자는 무감하기 그지없었다.
불만을 가득 품은 소피아는 결국 어쩔 수 없이 속으로만 화를 가라앉힌다.
그리고는 물병을 입에 갖다 대는데.
경치를 훑던 소피아의 두 눈에 무심코 고연화 그 계집애 모습이 들어온다.
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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