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10장
고연화가 아무렇지 않게 쥬스 잔을 들어 올렸다.
“난 신경도 안 써, 오히려 네가 걱정이지. 좋은 날에 괜히 쓸데없는 사람 때문에 기분 다 망칠까 봐.”
유영이 제 두 볼을 톡톡 두드렸다.
“맞아요! 이런 행복한 날에 그 여자 때문에 화내선 안 되죠!”
편한 신발을 들고 오던 육호중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있는 유영을 보게 된다.
“왜 그래? 발 아파?”
“다 오빠 때문이야! 경호원 제대로 배치해 뒀어야지! 불청객 못 들어오게!”
소피아를 봤을 리 없었던 육호중이 한쪽 무릎을 꿇고 신발을 벗겨주며 물었다.
“뭐? 누구 다녀갔어?”
“숙모한테 물어봐! 나쁜 여자 와서 재수 없이 초 치고 가지 않았냐고!”
턱을 까딱이며 고연화가 있는 쪽을 가리키려 하니 벌써 자리는 텅 비어있었다.
“어라? 숙모 어디 갔지? 방금까지 여기 있었는데!”
아이들 쪽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거기에도 고연화는 없었다.
육호중이 신발을 갈아신겨주고 몸을 일으키며 유영의 손을 잡았다.
“걱정 마! 보스 어디 안 가, 다시 우리한테 올 거야. 인상 좀 펴고 장인 장모님한테 가서 같이 친척들 접대하자, 얼굴 도장 제대로 찍어야지 응?”
씩씩거리며 일어나던 유영은 잘생긴 남편 얼굴을 보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화가 사악 가라앉았다.
아직도 꿈만 같다, 이 남자랑 한 가족이 됐다니......
고연화는 홀로 인적 드문 결혼식장 뒷뜰로 나왔다.
휴대폰을 꺼내 남자에게 문자를 보낸다.
[어디야?]
1분, 2분......
20분이 넘도록 답장은 없었다.
그렇다면 벌써 미국에 갔다던 소피아의 말이 진짜란 말인가?
왜? 말 한마디 없이? 분명 기억까지 되찾았으면서!
크나큰 절망을 이미 한번 겪은 고연화는 극도로 안정감이 부족한 상태다.
몰래 문자 한 통 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게 그렇게 어렵나?
“보스, 혼자 여기서 뭐해요?”
등 뒤에서 들려온 윤혜영의 목소리가 고연화의 생각을 끊어냈다.
“그냥, 북적거려서 조용한 데 찾느라고.”
윤혜영이 근심 섞인 눈빛으로 고연화를 바라봤다.
“선생님 걱정 돼서 그래요?”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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