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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0장

아주머니는 오히려 개의치 않아 하며 미소를 띠었다. “너 자주 오지도 않는데 나도 남아봤자 별 의미가 없어. 저 여자는 트집 잡아서 우릴 어떻게든 쫓아내려고 하거든. 쫓겨나면 말지. 너도 알다시피 아줌마 원하는 데가 없는 건 아니야. 난 오랫동안 너랑 사모님 옆에서 지냈으니까 저 여자랑 맞을 리가 없어. 아무리 봐도 저 여자한텐 내가 눈엣가시인 거지. 아줌마는 벌써 떠날 마음도 먹었어, 네가 가끔 와주는 것만 아니면......” 말끝을 흐린 아주머니가 또 한숨을 내쉬었다. 윤서도 안다, 그해 엄마를 따라 이곳으로 온 아주머니는 엄마와 자매처럼 지내며 그녀에게도 아낌없는 애정을 줬다. 윤서가 아직 이 집에 있는 게 아니라면 아주머니를 비롯해 그녀가 커가는 걸 지켜본 다른 분들은 진작 여길 떠났을 거다. 어쩌면 화연은 그들을 모조리 쫓아내고 집안 모든 하인을 제 사람으로 탈바꿈하려는지 모르겠다. “아주머니, 절 봐서라도 당분간만 더 계시면 안 될까요.” 윤서가 손등을 붙잡으니 아주머니가 다시 그녀의 손을 잡고 문질렀다. “또 약해졌네. 집에 있는 동안 아줌마가 꼭 컨디션 회복하게 해줄게. 네가 있으면 아줌마도 있지,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 “증거가 좀 필요해요. 아주머니가 남아계시면......절 도와 찾아주실 수도 있는데.” 윤서가 먼 곳을 응시하며 답했다. 아주머니는 그 대답이 의아하기만 하다, 이 저택에서 찾을 만한 증거라는 게 뭘까? “내가 남았으면 한다는데 아줌마가 당연히 도와야지.” 윤서가 그제야 찌푸렸던 인상을 폈다. “역시 저 아껴주는 건 아주머니뿐이에요.” “넌 어려서부터 말을 참 예쁘게 해. 그나저나 아줌마가 해준 요리는 그렇게 좋아하면서 왜 살이 안 붙을까.” 아주머니가 안타까운 얼굴로 윤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사모님이 돌아가신 뒤로 윤서는 줄곧 몸무게가 늘지 못하고 있다. 지금 모습을 보고 한때 포동포동한 여자애였다는 걸 누가 알까? 따져 보면 옆에 친엄마가 없다는 게 남보다 허약해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건 아주머니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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