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10장
“배지성도 그래, 걔랑 같이 여기서 그런 소란을 피워? 배연 그룹 사장이란 사람이 그렇게 한가해?”
치를 떠는 동성을 보고 예린도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왜, 그 여자가 너랑 엄마 괴롭혔어?
지난번에 네 엄마도 나윤서 처리해 달라고 하던데, 배지성 때문에 실패한 거야.”
예린이 동성에게 한심한 시선을 보냈다.
“자기 구역까지 끌어들여 놓고 도망치게 만들어?
업계에 몇 년이나 있었으면 부하들도 많은 거 아니야?”
동성이 머리를 긁적였다.
“그건 맞는데 나도 배지성은 고려해야 될 거 아니야. 넌 배 사장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
우리 돈줄은 그 사람 손에 달렸어. 하나가 아니라 내 동생들 싹 다 망할지도 몰라.
지금까지 나만 따른 애들인데 신경 써야지 않겠어?
그래도 지금은 나윤서 처리하는 게 훨씬 쉬워.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는데, 너도 걔 없애고 싶은 거지?”
예린이 미심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엔 꼭 성공해야 돼.
친아빠인 당신한테 내가 부탁 같은 거 한 적 없잖아, 내가 원하는 건 이거 하나야.
잘 마무리하면 아빠로 생각해서 끝까지 보살필게. 대신 제대로 못하면——”
예린의 살벌한 코웃음에 동성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번 생은 두 모녀의 손아귀에 꽉 잡힌 모양이다.
“걱정 마, 고작 하찮은 여자 하나야. 아빠가 탈 없이 잘 처리할게.”
예린이 으스대며 미소를 지었다.
그때면 배지성이 절 받아주지 않을 거라 무서워할 필요가 있을까?
나윤서만 사라지면 그 옆자리는 알아서 비워질 텐데.
동성은 끝까지 밥 한 끼 먹자며 예린을 붙잡았다.
정작 예린은 천하고 투박한 그 모습만 보면 열이 뻗쳤다.
친아빠라는 작자가 어쩜 이럴까, 위엄이라곤 전혀 없이.
어떤 식으로 비교하든 예린과 윤서는 선명한 대비를 이뤘다. 특히나 동성과 성호는 하늘과 땅 차이일 정도다.
성호는 얼마나 고상하고 나긋하던가.
그동안 한 번도 심한 말을 한 적이 없다, 예린이 스스로 자초했을 때를 빼곤 말이다.
이 정도면 의붓딸에게 상당히 괜찮은 아빠다.
예린이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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