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7장
또다시 반쯤 남은 말을 도로 삼켜버리는 정 비서다.
“어......도련님 오셨군요.”
허태윤이 쌀쌀맞게 한 마디 내뱉는다.
“가지.”
“잠깐만요.”
고연화는 곁에 앉은 남자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씩씩댄다.
“저기요 허 선생님, 전 여기 왜 끌고 오셨어요? 용건 없으시면 내릴게요!”
허태윤은 그런 고연화를 바라보는 대신 옷 주머니에 있던 금속 담배갑에서 담배 한 대를 꺼내며 비웃는다.
“왜요? 내 차에 앉는게 고연화 씨 옥체라도 더럽히나?”
고연화가 미간을 찌푸린다.
“그런게 아니라요! 저희 잘 알지도 못하는데 이랬다간 불필요한 오해 사잖아요!”
잘 알지도 못한다?
역시 이 여자는 사람 마음을 어떻게 후벼파는지를 정확히 알고있다.
“고연화 씨, 다시 한번 그렇게 말해봐요 어디. 한 침대까지 쓴건 벌써 잊었나 보네요?”
잊을만하면 떠오르는 아찔한 그날 밤......
창피하고도 화가 나 육두문자를 날리려던 고연화는 남자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순간, 그만 넋이 나가고 만다.
“그......근데 왜 다쳤어요?”
허태윤은 입가엔 퍼런 멍자국, 왼쪽 미간엔 상처 자국이 선명한데다 제일 심한건 오른쪽 눈 흰자위에서 피가 나고 있다는 것이었다......
뭐지?
대체 누가 감히 허태윤에게 손찌검을?
허태윤이 아니라는듯 허태윤이 덤덤하게 말한다.
“별거 아니에요, 실수로 부딪혀서.”
고연화가 눈을 부라린다.
“실수는 무슨! 실수로 부딪힌게 이 정도예요?”
허태윤 역시 콧방귀를 뀐다.
“안 돼요? 고연화 씨도 실수로 커피 머리에 쏟은거 아닌가?”
“......”
짜증나 진짜!
“눈에 출혈 생겼잖아요! 어찌됐든 얼른 병원부터 가보시는게 좋겠어요!”
인도주의적 개념으로다가 병원으로 가보라고는 했지만 마음 한 켠이 왜인지 모르게 쥐어짜듯이 아파왔다.
“그래요 그럼 병원 갑시다. 우리 같이 검사 해봐요.”
그 말에 고연화가 단번에 경계태세를 취한다.
“......제가 다친것도 아닌데 전 왜요?”
고연화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허태윤의 시선이 스르륵 배 쪽으로 내려온다.
이윽고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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