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9장
강준영이 눈짓을 하자 하인이 재빨리 의자 하나를 더 가져왔다.
앉지도 않을줄 알았던 허태윤은 놀랍게도 자리를 잡았지만 그저 애송이를 기다려 주기만 할 생각인지 식기를 가져오려는 하인을 향해선 손을 저어보였다.
서로 맞지 않는 두 집안인데다 가족들도 허태윤을, 허태윤도 그들을 썩 환영하진 않았으나 모두들 고연화를 봐서라도 체면을 차려주기로 했다.
그 모습을 본 강현월이 걸어와 허태윤에게 젓가락을 건네주며 말했다.
“태윤 씨, 조금이라도 먹어요! 금방 퇴근해서 저녁도 못 먹었을테고 하루종일 바빴을텐데!”
허태윤이 젓가락을 슥 쳐다보곤 말했다.
“고마워, 괜찮아.”
그때, 고연화가 새우 튀김 하나를 허태윤의 입가에 가져가며 말했다.
“아저씨 이거 좀 먹어 봐요. 요리사분 솜씨가 장난이 아니시던데요!”
방금 전까지 쌀쌀맞던 허태윤의 눈가가 순식간에 사르르 녹아내리더니 입을 벌려 새우 튀김을 받아먹고는 눈웃음을 지으며 고연화의 머리를 쓰다듬기까지 했다.
“음 맛있네. 배불리 먹어요, 다 먹으면 집가게.”
고연화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젓가락을 들고 있던 강현월의 손이 허공에 그대로 멈췄고 표정은 갈수록 어두워져갔다......
둘러앉은 가족들도 이젠 두 눈으로 똑똑히 차이를 보아낸듯 하다.
사랑하는것과 그렇지 않은것의 차이 말이다.
앞서 강현월은 입만 열면 허태윤과 결혼하겠다며 고집을 부리곤 했었다. 서로 사이가 틀어진 두 집안의 내력은 제쳐두고 허태윤이란 사람 자체도 그닥 좋은 남자는 아니라고 생각해 왔었다. 늘 똑같은 쌀쌀맞은 얼굴을 하고는 정이라는것도 모르고 누굴 챙겨주는 법도 없었으니 허태윤과 결혼하게 될 사람은 참 외롭고 쓸쓸하겠거니 생각해 왔건만 오늘에야 알겠다. 누굴 챙겨줄줄 모르는게 아니라 그저 여태껏 그런 사람을 만나지 못했었다는걸!
강준영은 아직도 그 자리에 멀뚱멀뚱 서있는 강현월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이렇게까지 철이 없을줄은 몰랐는데 어째 갈수록 점점 애가 이상해질까!
“월아, 너 아직도 여기 서서 뭐해? 네 자리 돌아가지 않고?”
오빠의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