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밖에 둔 사람
고은정은 하이힐을 신고 씩씩거리며 박씨 가문 별장으로 돌아왔다.
손에 들고 있던 에르메스 가방을 소파 위로 거칠게 내던졌다.
“신해정 그 어린 계집애! 날 공개적으로 망신 주다니 아주 세상 무서운 줄 모르네!”
거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박준혁은 2층 서재에서 내일 있을 수술을 위해 마지막 준비를 하고 있었다.
기증자는 이미 서울에 도착했다.
내일이면 유채은은 골수 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수술만 성공하면 유채은은 병의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다.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엄마의 날카로운 욕설에 박준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아들이 한참 동안 반응을 보이지 않자, 고은정의 분노는 더 활활 타올랐다.
그녀는 쿵쿵거리며 계단을 올라가 서재 문을 벌컥 열었다.
“박준혁! 내가 말하는 거 안 들려?”
박준혁은 복잡한 의료 데이터 더미에서 억지로 고개를 들었다.
표정에는 분명한 불쾌감이 서려 있었다.
“신해정이랑은 이미 끝났어.”
그는 엄마가 여전히 파혼 문제로 화가 난 거라고 생각했다.
“끝났다고? 너 진짜 바보냐?”
고은정은 답답하다는 듯 그를 가리켰다.
“신씨 가문은 집안도 크고 재산도 많아. 신해정이랑 결혼하면 박씨 가문에서 네 위치가 네 형이랑 나란히 설 수 있어! 내가 네 아빠 옆에서 평생 버티다가, 그 본처 년을 먼저 보내고 나서야 박씨 가문 안주인 자리에 앉았어. 그런데 네 아빠는 수명이 짧았지. 교통사고로 죽으면서 우리 모자한테는 그 쥐꼬리만 한 주식만 남기고, 회사는 전부 본처가 낳은 큰아들한테 넘겨버렸잖아! 신해정을 안 데려오고서 뭐로 네 형이랑 경쟁할 건데? 어떻게 네 할아버지가 널 눈여겨보겠어?”
박준혁의 곧은 눈썹은 점점 더 깊이 찌푸려졌고 눈빛에는 짜증이 가득 담겼다.
이런 말들은 어릴 때부터 수도 없이 들어서 귀에 못이 박힐 지경이었다.
회사를 누가 맡느냐, 박씨 가문의 권력이 누구 손에 들어가느냐는 그는 한 번도 신경 쓴 적이 없었다.
그가 진짜로 중요하게 여기는 건 오직 유채은뿐이었다.
고은정은 자신의 말이 아들에게 도무지 먹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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