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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정직

박준혁은 그들을 차갑게 훑어보며 한층 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이 환자의 주치의예요. 내 책임은 내 환자가 어떤 이유로든 상처받지 않게 지키는 거죠. 지금 당장 여기서 나가요. 그렇지 않으면 보안 부르겠습니다.” 보호자들은 그의 서늘한 눈빛에 기세가 꺾여 서로 눈치를 보더니 투덜거리며 흩어졌다. “흥, 뭐 그렇게 잘났다고.” “저렇게 감싸는 거 보니까 기사에 나온 말이 틀린 건 아닌가 봐. 파리 안 꼬이는 똥은 없잖아.” 복도는 그제야 조용해졌다. 박준혁은 문 앞에 서서 멀어져 가는 욕설을 들으며 얼굴을 잔뜩 굳혔다. 표정은 금방이라도 물이 떨어질 듯 음울했다. 그는 문을 열고 병상 곁으로 다가가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다. “채은아, 괜찮아. 다 갔어. 무서워하지 마.” 이불이 조심스럽게 들렸다. 박준혁은 유채은을 다시 편하게 눕히고, 손길을 아끼지 않으며 얼굴에 맺힌 눈물을 닦아 주었다. 유채은은 충혈된 눈으로 그를 올려다봤다. 그 안에는 억울함이 가득했고, 목소리는 산산이 부서진 듯 떨렸다. “준혁 씨... 왜 사람들이 나한테 그런 말을 해? 나... 그냥 죽는 게 맞는 거야?” 그 말에 박준혁의 가슴이 저릿하게 아팠다. 이렇게 연약하고 아무 힘도 없는 사람을 떠올리자, 신해정의 차갑고 공격적인 얼굴이 겹쳐졌다. 이름 모를 분노가 다시 치밀어 올랐다. 유채은은 이렇게 착하고 아무 잘못도 없는데. 신해정의 제멋대로인 행동 때문에 이런 모욕을 견뎌야 한다니. 그는 부드럽게 달랬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내가 있잖아. 너한테 무슨 일 생기게 안 둬.” 박준혁은 그녀의 차가운 손을 꼭 잡았다. 얼굴에는 묵직한 결의가 스쳤다. “병원에서 나한테 잠시 직무 정지를 내렸어. 다른 의사한테 너를 잘 넘길 거야. 너는 걱정하지 말고 몸부터 챙겨.” 그 말을 듣는 순간, 유채은의 얼굴에서 혈기가 싹 빠져나갔다. ‘정직?’ 그건 안 됐다. 그녀는 순식간에 패닉에 빠졌다. 박준혁 말고 누가 이렇게까지 자기 목숨에 매달려 줄 수 있단 말인가. 그가 아니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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