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화
소은지는 순간 눈앞에 한 줄기 빛이 스치는 것 같았다.
온 세상이 그녀가 질 거라고 여겼고 스스로조차도 본인을 의심하는 순간 한 남자가 그녀를 격려하며 무서워하지 말라고 했다.
단지 비즈니스 차원에서 이렇게 말한 것임을 알고 있었지만 소은지는 여전히 마음속이 따뜻했다.
[한태현 씨, 고마워요. 꼭 힘낼게요.]
고개를 숙여 자신이 입고 있던 남성 양복 재킷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한태현이 오늘 라디오 때 준 것이었다.
오늘 하루 입고 있었으니 깨끗이 세탁한 후 돌려주어야겠다고 생각해 휴대폰 앱으로 방문 세탁 서비스를 예약했다.
방문한 직원이 양복을 보더니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가씨, 저랑 장난하시는 거예요? 손에 들고 계신 이 양복은 글로벌 명품 브랜드 키톤의 수제 맞춤 제품이에요. 가격도 1억이 넘어요. 이건 저희 가게에서 세탁할 수 없습니다.”
“1억이요?”
손에 양복을 들고 있는 소은지는 이 순간 양복이 너무 무겁게 느껴졌다.
라디오 부사장이 이미지에 이렇게까지 신경 써야 하는지 몰랐다. 양복 한 벌이 인천의 아파트 한 채 값에 육박하다니...
어쩔 수 없이 양복을 거실로 가지고 가서 조심스럽게 소파 팔걸이에 걸어둔 뒤 나중에 한태현에게 어디서 세탁해야 하는지 물어보기로 했다.
하루의 피로에 잔뜩 지친 몸을 이끌고 목욕 타월을 가지러 베란다로 갔다.
...
소은지와 벽 하나를 사이에 돈 아래층 서재에 있던 한태현은 마침 CCTV 화면을 켰다. 소은지의 일거수일투족을 전부 눈에 담고 있었다.
막대기를 든 채 작은 키로 발돋움하며 베란다에서 타월을 거두려는 모습을 보던 중 갑자기 ‘악’하는 비명 소리가 위층과 모니터 화면에서 동시에 들려왔다.
영상 속으로 옷걸이 막대에 걸려 있던 속옷이 베란다 밖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곳 아파트는 지그재그 설계였기 때문에 분홍색 속옷이 공교롭게도 한태현의 베란다에 떨어진 것이었다.
소은지는 위층 난간을 통해 아래를 내려다보며 한태현의 베란다를 반복적으로 살펴보았다.
잔뜩 긴장한 눈빛으로 영상 속의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