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화
“음... 좋아, 다시 한번 지켜보지...”
하승우는 다시 자리에 앉았지만 그의 시선은 은지에게 꽂힌 채 움직이지 않았다.
이 광경을 목격한 주나연은 책상 밑에서 손을 꽉 움켜쥐며 무대 위의 황채은에게 날카로운 눈빛을 던졌다.
채은 여왕은 모든 사람을 향해 에어 키스를 날렸다.
순간...
“여왕님! 여왕님, 화이팅!”
“채은 여왕, 필승!”
강력한 함성에 모든 시선이 다시 그녀에게로 쏠렸다.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보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은 황채은은 돌아서서 소은지를 경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옷 한 벌 가지고 나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거예요? 어림도 없어요.”
소은지는 당황하지 않고 황채은과 나란히 라이브 매치 무대 위에 서 있었다.
사회자가 엄숙하게 라이브 매치 규칙을 발표했다. 한 곡으로 승부가 결정된다.
“이어서 5년 연속 왕관을 지킨 라디오의 여왕 황채은 씨께서 본 선발대회의 첫 번째 곡 《차가운 바람》을 선사하시겠습니다.”
사회자의 말이 끝나자 방송국 스튜디오의 조명이 순간적으로 어두워졌다. 오직 유일한 푸른 빛 스포트라이트만이 무대 중앙을 집중적으로 비추고 있었다.
황채은은 느릿하게 무대 중앙의 스탠드 마이크 앞으로 걸어갔다. 그녀가 쓴 불새 가면은 파란색 조명 아래에서 차가우면서도 화려한 광택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녀는 살짝 손을 들어 손가락으로 스탠드 마이크를 가볍게 스쳤다. 이 간단한 동작 하나만으로도 객석에 있는 팬들의 함성과 환호를 끌어냈다.
“여왕님! 여왕님! 여왕님!”
일치된 함성 속에서 전주가 흐르는 물처럼 조용히 흘러나왔다.
황채은은 고개를 살짝 돌려 관중석을 돌아보며 붉은 입가에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듯한 당당한 미소를 띠었다.
“밤이 깊어질수록 고요한 서늘함이 스며드니, 활짝 피던 꽃잎도 땅에 떨어져서 서리가 되는구나...”
그녀의 목소리는 영롱하면서도 굵직한 울림을 지녔으며 가늘고 섬세한 음 변화 하나하나에 흠잡을 데 없이 정교했다.
무대 뒤의 대형 스크린에 때맞춰 흩날리기 시작한 눈송이는 그녀를 처량하면서도 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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