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화
그의 매력적인 중저음이 그녀를 ‘부인’이라고 부르는 소리에 소은지의 가슴은 제어할 수 없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혼인신고를 하고 신분이 바뀐 탓인지, 어쩐지 그녀는 그의 시선이 평소보다 더욱 뜨거워진 것 같았다.
그녀의 손가락 끝이 살짝 움츠러들며 차 문을 여는 동작도 약간 뻣뻣해 났다.
그녀가 자리에 앉은 후 한태현이 몸을 숙여 안으로 들어오더니 오른손은 의자 등받이를 살짝 받치고, 왼손으로 조심스럽게 시트 각도를 조절해 주었다. 따스한 숨결이 그의 움직임에 따라 내려와 그녀를 감쌌다.
함께 따라온 건 또 공기 속에 살짝 맴도는 한줄기 은은한 향기도 있었다.
그 향기는 진하지 않았지만, 마치 한 장의 그물처럼 순간 그녀의 모든 감각을 사로잡았다.
소은지는 몸이 조금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이런 느낌은 그녀가 박현우의 기만을 폭로한 이후, 이미 오랫동안 느껴본 적 없었다.
그건 몸속 깊숙이 묻혀 있는 갈망이었다. 포옹을 갈망하고 그런 강인한 힘이 단단하게 감싸주기를 갈망하는 것이었다.
소은지는 이 갈망을 억지로 눅잦혔다.
그녀는 더 이상 쉽게 진심과 믿음을 내줄 용기가 없었다.
“한․․․ 한태현 씨, 우린 지금 아파트로 돌아가는 거예요?”
그녀는 당황한 마음을 감추려는 듯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한태현은 안전벨트를 가볍게 당겨 그녀의 무릎 위로 지나가게 한 다음 버클에 꽂았다. 그는 부드러우면서도 조심스러운 동작으로 하는 일에 집중하며 그녀를 향해 무심하게 대답했다.
“먼저 집으로 갈 거예요.”
“집?”
소은지는 약간 멈칫하며 살구꽃 같은 눈을 조금 더 크게 떴다.
“하지만 저는 아직 한태현 씨 부모님을 뵐 준비가 안 됐는데․․․”
그녀에게 안전벨트를 꼼꼼하게 착용시킨 한태현은 고개를 숙여 그녀를 응시하며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었다.
“우리 두 사람만의 집으로 가는 거예요. 다른 무관한 사람들은 없어요.”
그들 두 사람만의 집?
소은지가 더욱 의아해하고 있을 때, 그는 이미 몸을 곧게 펴고 운전석 쪽으로 돌아갔다.
차에 오른 그는 반듯한 자세로 그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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