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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그가 나직이 입을 열었다. 애써 평온을 가장했으나 한 자 한 자가 서늘하게 가슴을 파고드는 목소리였다. “오래전 인연이라네.” 조하연의 손끝이 파르르 떨렸으나 그것은 단 한 순간일 뿐 그녀는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그녀는 소지헌의 뜨거운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숙이고는 곁에 선 심정우에게 낮은 목소리로 일렀다. “소라를 데리고 먼저 안으로 들어가 계세요.” 심정우는 불안한 기색으로 두 사람을 살피더니 이내 그녀의 손을 지그시 맞잡으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부르시오.” 그러고는 아이를 품에 안고 몇 번이나 뒤를 돌아보며 내실로 향했다. 가게 안에는 두 사람만이 남았고 공기는 마치 얼어붙은 듯 무겁게 가라앉았다. 조하연은 깊게 숨을 들이켜고 고개를 들었다. 얼굴에는 이미 평온함이 서려 있었고 심지어 소지헌을 향해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법도에 맞춘 예를 올리며 담담하게 말했다. “소인, 나리를 뵙습니다.” 소인 그리고 나리. 이 두 마디 말은 차가운 바늘이 되어 소지헌의 귀를 찔렀다. 그는 고분고분하게 눈을 내리깔며 선을 긋는 그녀의 모습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입가에 온기 없는 비소 한 자락을 띠었다. “부인께서는 내가 아는... 이미 고인이 된 친족과 참으로 닮았구려.” 조하연의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렸으나 여전히 시선을 아래로 둔 채 답했다. “천하에 닮은 이는 수도 없이 많으니, 나리께서 사람을 잘못 보신 모양입니다.” “잘못 보았다?” 소지헌이 한 걸음 다가서자 왕의 위엄이 서린 압박감이 소리 없이 사방을 짓눌렀다. “그럴지도 모르지. 이곳은 초행이라 낯설기만 하니 부인께서 내 마음에 들 만한 그림을 몇 점 골라주지 않겠소?” “나리, 이쪽으로 오시지요.” 그녀가 몸을 돌려 그를 옆쪽의 한적한 내실로 안내하였다. 내실은 그리 크지 않아 방형 탁자 하나와 의자 두 개가 놓여 있었고 벽면에는 표구된 산수화 몇 점이 걸려 있을 뿐이었다. 발이 내려지자 바깥의 시선이 완전히 차단되었다. 소지헌은 더 이상 본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돌연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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