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화
윤초원은 또 한 손을 뻗어 육성주의 짐승귀를 만지작거렸다.
진우빈의 짐승귀와는 조금 달랐다. 그래도 둘 다 따뜻했다.
진우빈의 귀는 날카롭게 뾰족했지만 육성주의 귀는 살짝 둥글었다. 정확히 말하면 타원형에 가까웠다.
“왜 그때 날 거절했어?”
육성주는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알 수가 없었다.
목이 꽉 막힌 듯한 느낌이 들었다.
기뻐해야 할 일인데 윤초원에게 거절당했던 기억이 불쑥 떠오르자 이유 없이 억울함이 밀려왔다.
자신은 진우빈보다도, 심지어 동생보다도 뛰어난데...
마치 두 개의 비슷한 상처가 겹쳐진 듯 가슴이 답답하게 조여왔다.
하지만 귀끝을 타고 전해지는 따스함과 윤초원의 품은 그 비슷해 보이던 두 감정의 본질이 전혀 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윤초원이 고개를 숙였다.
마침 육성주가 살짝 턱을 들어 올린 순간, 둘의 시선이 맞닿았다.
그의 눈동자엔 세상이 무너진 듯한 억울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
윤초원은 처음 보는 육성주의 모습에 숨이 턱 막혔다.
지금까지의 육성주는 언제나 이성적이고 온화했다.
친절하고 예의 바른 믿음직한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지금은 억울하고 어딘가 애교 섞인 눈빛으로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사람은 동시에 두 사람을 사랑할 수 없어. 우주 수인 세계에선 여성체가 여러 파트너를 가질 수 있다고 해도 결국은 시간을 공평하게 나눠야 해. 게다가 그때는...”
윤초원은 정신이 아득해졌다.
육성주의 치명적인 표정에 머리가 하얘지면서 무심코 속내를 내뱉고 말았다.
정신을 차리고 나서야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은 윤초원은 황급히 시선을 피하며 여전히 그의 귀를 만지작거렸다.
육성주는 그녀의 진심을 눈치챘지만 끝까지 물었다.
“그때 뭐였는데?”
윤초원은 가볍게 웃었다.
“육성주, 나지연 씨가 한 말, 사실이야.”
그녀는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
“나는 갑자기 나타난 여성체야. 네가 나를 단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을 리가 없잖아.”
“의심했었어.”
육성주는 대답하며 고개를 윤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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