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화
윤초원은 옛 성주라면 적어도 280살 정도는 되었을 거라 생각했다.
“올해 금방 300살 넘겼어요.”
옛 성주가 웃자 하얀 턱수염이 그의 웃음소리에 맞춰 흔들렸다.
“그런데 동생분은 엄청 젊어 보이던데요?”
윤초원이 놀란 듯한 얼굴로 말했다.
한때 “우주 수인 번식서”라는 책을 읽으면서 어느 정도의 정보를 접하긴 했지만 책에서만 보던 것을 실제로 보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윤초원이 읽었던 그 책에 따르면 수인은 30년 동안은 인간이 나이를 먹는 것처럼 정상적인 외형 변화를 거친다. 하지만 30살을 넘긴 후, 230살까지는 외형적인 변화가 거의 없고, 200년이라는 세월 동안 쭉 20대의 모습을 유지한다. 그리고 240살을 넘긴 시점부터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30살에 멈춰있던 노화가 다시 시작돼 서서히 모습이 변해가고 기력 레벨 제어 능력도 점점 약해진다.
“성진이는 나보다 50년 더 늦게 태어났거든요. 그러니까 나보다 젊어 보일 수밖에 없죠.”
윤초원의 나이를 짐작해보자면 금방 성인이 된 것 같아 보였다. 몸에 계약 각인도 없었고, 아직 번식 경험도 없는 여성체였으니 이런 일에 대해 잘 모르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랬군요.”
윤초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번식서의 내용이 하도 복잡했던 탓에 읽을 때도 수인의 생리 구조 같은 건 대충 넘기고 나이에 대한 부분만 기억하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여성체 수인들의 번식력 역시 인간보다 훨씬 오랫동안 유지되는 것 같았다.
“초원 씨, 우리 아들이 초원 씨의 첫 반려가 될 수 있을까요?”
옛 성주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 농담처럼 들릴 수도 있었지만 사실은 진심이었다. 낯가림이 심하고 수줍음을 잘 타는 아들에게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의 아들이 윤초원의 첫 반려가 되긴 힘들 거라는 옛 성주 역시 잘 알고 있었다.
하문별은 다른 여성체들 앞에서는 당당하게 굴어도,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한없이 수줍고 서툴어지는 타입이었다. 그리고 옛 성주는 그런 아들의 모습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