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화
소성진은 윤초원을 한 번 바라보더니 곧바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뭐요?”
진우빈은 마치 특정 키워드나 행동에만 입력값대로 반응하는 NPC라도 된 듯, 소성진의 말에 빠르게 반응했다.
며칠 전, 그는 금방 발정기를 겪었다. 게다가 친구에게서 들었던 ‘앞으로 며칠 동안 연락하지 말라’던 말과 ‘2세 준비를 하러 간다’라던 말까지 떠올라 지금 진우빈의 머릿속은 2세 생각으로 가득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과 윤초원 사이에서 태어날 아이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었다.
“어...?”
갑자기 큰 소리로 반응하는 진우빈에 소성진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윤초원과 육성주 역시 놀란 표정으로 진우빈을 바라보았다.
“뭘 그렇게 놀라?”
윤초원이 고개를 돌려 진우빈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니, 방금 부관님이, 아내가 임신 중이라고 하지 않았어? 그런데 옛 성주랑 그 사람들이 아내분을 데려갔다며? 그럼 이건 우주법 위반 아니야?”
진우빈은 눈을 깜빡이며 멍청한 머리를 열심히 굴려보았다.
“...”
‘정말 사기 잘 당할 성격이다.’
육성주만 없었다면 진우빈은 이미 수십 번이고 남들 손에 실컷 이용이나 당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윤초원도 다시 고개를 숙이고 천천히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조금 전, 소성진의 미묘한 눈빛과 손끝의 작은 움직임을 눈치채지 못했더라면 자신 역시 지금의 진우빈처럼 완전히 속아 넘어갔을 것이다.
옛 성주는 소성진을 착하고 용감하지만 수줍음 많은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윤초원이 느낀 소성진은 옛 성주가 알려줬던 것과 달랐다.
오히려 영악하고 계산적인 사람 같았다.
어쨌거나 수컷끼리 경쟁하는 세계에서 수컷들이 머리를 굴리며 영악하게 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사실, 알고 보면 가장 교활한 쪽은 항상 수컷 쪽이었다.
인류 중에도 여자를 일방적으로 속이고, 돈을 뜯고, 임신시키는 남자들이 허다했다.
심지어 SNS에는 대놓고 임신 중기까지 사랑하는 척 연기할 거라며 당당하게 떠벌리는 남자들도 많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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