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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소정이 또 입을 열었다. “구... 해... 줘... 제... 발...” “반제품? 무슨 뜻이야? 걔가 아직도 수인이라는 거야?” [구해보면 알게 될 겁니다. 지금은 몸 주인이 3급도 안 된, 초보자 보호 시스템이 적용되는 상태니까 말입니다.] 소정이 계속 말했다. [이 로봇 여성체가 좀 이상한 것 같습니다. 몸 주인, 일단 구해 보세요. 이건 특별한 사건입니다. 만약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기면 내가 미리 포인트를 예치해 두고 아이템을 사도록 하겠습니다.] 소정의 말에 윤초원은 용기를 내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어차피 이미 한 번 죽을 고비를 넘긴 사람이니 두려울 게 없다는 생각이었다. “구... 해... 줘...” 윤초원이 앞으로 다가가자 로봇 여성체가 손을 내밀었다. 그가 입술을 깨물며 그 여성체의 손을 잡자 검은 기운이 감돌았다. 전에 윤초원이 본 그 어떤 것보다도 더 짙고 어두운 기운이었다. “초원아!” 육성주와 진우빈은 잔뜩 긴장한 채 윤초원을 바라보았다. 로봇 여성체는 서서히 눈을 감았다. 정화 시간이 길어질수록 로봇 여성체의 얼굴에는 점차 혈색이 돌기 시작했다. 그랬다, 혈색이었다. 윤초원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로봇 여성체의 얼굴은 창백한 정도는 아니지만 일반 여성과는 조금 차이가 있었는데, 지금은 혈색이 감도는 것 같았다. ‘로봇에게... 혈색이 있다고?’ 로봇 여성체의 속눈썹이 살짝 떨리더니 이마를 찌푸렸다 펴기를 여러 번 반복하다가 한참이 지난 후에야 두 눈을 떴다. 하지만 그 눈은 아까와는 다르게, 진정한 인간의 감정을 가진 듯한 눈이었다. “고마워. 윤초원 씨.” 로봇 여성체는 미소를 지었다. “너... 인간이야?” 윤초원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로봇 여성체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나는 이제 아무것도 아니야. 설명하자면 길어. 우선 현재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게 먼저야.” 말을 마치고 난 로봇 여성체는 고개를 돌려 소성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네가 벌레 종족과 결탁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어. 우기와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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