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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주태준도 놀라 잠시 멈칫했다. 그 감정은 후회나 깊은 애정 때문이 아니라 마치... 자신의 소유물이 침범당했을 때 느끼는 불쾌함에 가까웠다. 어릴 적에 그가 마음에 들지 않는 장난감은 마음대로 버릴 수 있었지만 남이 와서 밟아버리면 기분이 상했던 것처럼 말이다. 양혜린은 그가 버린 사람이었지 다른 사람들, 자신의 어머니까지 포함해서 누군가 함부로 깎아내릴 대상은 아니었다. 이런 보호는 그의 감정이 각성한 것이 아니라 뿌리 깊은 소유욕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가족 모임은 어색하고 미묘한 분위기 속에서 끝이 났다. 주태준은 점점 더 마음이 뒤숭숭해져 산 정상의 별장으로 돌아가지 않고 거의 찾지 않던 산 중턱에 있던 옛 신혼집 서재로 발길을 옮겼다. 그곳에는 먼지가 가득 쌓여 있었고 오래 비어 있던 집 특유의 싸늘한 공기가 감돌았다. 그는 목적 없이 물건들을 뒤적였다. 어쩌면 양혜린이 일부러 꾸며낸 흔적 같은 걸 찾고 싶었던 건지도 몰랐다. 먼지가 수북하게 쌓인 서랍 맨 아래에서 그의 손에 차갑고 단단한 물건이 닿았다. 손을 깊숙하게 넣어 꺼내 보니 제법 오래된 금으로 도금한 신인상 트로피였다. 트로피에는 ‘양혜린'이라는 이름과 흐릿해진 수상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그 옆에는 누렇게 바랜 오래된 사진 한 장이 깔려 있었다. 사진 속 소녀는 스무 살 남짓으로 보였고 흰 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국내 최대 방송사 로고 앞에 서서 오디션을 보고 있었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는 아직 앳된 기색이 남아 있었지만 눈빛만큼은 놀라울 정도로 빛이 났다. 맑은 눈동자 속에는 미래에 대한 기대와 쉽게 지지 않겠다는 고집스러운 야망이 가득했다. 주태준은 그 사진을 손에 쥔 채 한참을 바라보았다. 오랫동안 잠겨 있던 기억의 문이 아주 조금 열렸다. 그는 거의 잊고 있었다. ‘주씨 가문 안주인'이 되기 전 양혜린 역시 국내 최대 방송사가 밀어주던 신인이었고 오로지 자신의 노력과 재능으로 업계의 인정을 상징하는 신인상을 받았다는 사실을. 그녀에게도 한때는 자신만의 빛과 꿈이 있었다. 처음부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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