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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문을 열면 작은 응접실처럼 소파와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음식을 차려놓은 뒤 임길태와 김정희는 도우미들을 거느린 채 물러갔고 방에는 권예진과 공호열 단둘이 남았다. 권예진은 고통스러워 잠을 전혀 자지 못했다. 원래는 게임에 정신이 팔리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공호열이 있어서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해야만 했다. 오랜 시간 적막이 흐르고 남자의 길고 가느다란 손이 그녀의 턱을 잡았다. 공호열의 깊고 검은 눈동자엔 온기 하나 없이 차가운 섬광이 번뜩였다. “아파서 걷기 싫어? 내가 안아줘야 해?” 권예진은 천천히 눈을 떴다. “꼭 그런 식으로 굴어야겠어요? 그렇게 위에서 군림하듯 사람 내려다보면서 상대에겐 아무런 선택권도 주지 않는 게 사모님으로서 내가 받는 특별 대우인가요? 참 배려심 넘치는 협박이네요.” “내가 한 말 제대로 기억하고 있네. 그래, 두 번 말할 필요는 없겠어.” 공호열의 표정은 극도로 무덤덤했고, 잘생긴 그의 얼굴에는 조금의 감정 변화도 없었다. 그는 시선을 거두고 테이블 쪽으로 돌아서서 그녀를 등진 채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일어나서 밥 먹어. 같은 말 두 번 하게 하지 마.” 권예진은 이불을 걷어 올리고 일어나 침대에서 내려왔다. 맨발로 흰색 카펫을 디딘 그녀는 복통으로 허리를 약간 구부린 채 힘겹게 테이블로 다가갔다. 인기척을 들은 공호열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지나 싶더니 뒤돌아보는 순간 바로 표정이 다시 싸늘해졌다. 그는 두세 걸음 만에 침대로 돌아가 옷걸이에 걸린 재킷을 낚아채 거칠게 그녀에게 던졌다. 그러고는 명령하듯 말했다. “입어.” 말을 마친 그가 하얀 여성용 슬리퍼를 들고 그녀에게 다가가 반쯤 쪼그려 앉은 뒤, 길고 강한 손으로 그녀의 가느다란 발목을 잡고 신발 신는 것을 도와준 다음 아무 말 없이 음식이 놓인 테이블로 걸어가 앉았다. 권예진은 10초 가까이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테이블로 걸어갔다. 그의 맞은편에 앉아 소파에 웅크린 채 고통에 떨며 식은땀이 흘러 이를 악물고 있었다. 그녀는 테이블 위에 놓인 음식을 흘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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