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화
공호열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내가 그렇게 티가 났단 말인가?’
그때, 책상 위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번쩍이는 발신 번호를 본 순간, 그의 얼굴이 무의식적으로 부드러워졌다.
권예진이었다.
공호열은 손을 들어 정민욱에게 나가라는 신호를 보냈고 정민욱은 분위기를 눈치채고 조용히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공호열은 서두르지 않고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통화 버튼을 누르며 가볍게 비웃듯 말했다.
“왜, 아예 돌아올 생각이 없어진 거야?”
그런데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목소리는 뜻밖이었다.
“공호열 씨, 대체 왜 이렇게까지 했어요?”
권예진의 목소리는 싸늘했고 분노로 가득 찬 채 이를 악문 듯한 기색이 역력했다.
공호열은 순간 미간을 좁히더니 코웃음을 쳤다.
“무슨 소리야? 내가 너희 다정한 밀회를 방해라도 했나?”
그 순간, 전화기 너머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시끄럽다.
공호열의 마음이 왠지 모르게 불안해졌고 그는 즉시 다그쳤다.
“너 지금 어디야?”
“당신 덕분에 경찰서에 있어요. 이따가 병원에도 가야 하고요!”
병원?
순간, 공호열의 표정이 완전히 굳어졌다.
원래 그녀는 병원에 있었지만 사고 조사가 필요해 경찰서로 이동했다. 그러다 알게 됐다. 이 사고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누군가 의도한 일이었다는 사실을.
정우현의 수술은 어떻게 되고 있을까? 무사할까? 아니면...
권예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다 해 놓고 이제 와서 모른 척이에요?”
권예진이 냉소했다.
공호열은 어처구니없다는 듯, 차갑게 목소리를 낮췄다.
“똑바로 말해. 그게 무슨 뜻이야?”
그러자, 권예진의 목소리가 변했는데 이전처럼 부드럽거나 가벼운 톤이 아니라 제법 차갑고 단호했다.
“공호열 씨, 제가 예전에 어르신 병을 빌미로 당신을 협박했던 것처럼 오늘도 마찬가지예요.”
그 말에 공호열의 표정이 일순간 굳어졌다.
“뭐라고?”
그녀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어갔다.
“전 최선을 다해 어르신의 병을 치료할 거예요. 하지만 조건이 바뀌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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