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6화 교활한 허수정
“허수정 변호사가 달라고 했어요. 급하다고 하길래 먼저 드렸어요.”
“아무리 강 대표님이 달라고 했다고 해도, 신청 절차는 반드시 밟았어야죠!”
김서원은 진정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지금 일은 답이 없었다.
핵심 도면이 유출되었으니 하영 그룹에 반드시 설명해야 했다.
“게다가 하윤슬 씨와 허수정 변호사는 알고 지낸 지 얼마 되지 않았잖아요. 허수정 변호사가 하윤슬 씨를 모함한 거라면 그럴만한 근거와 이유가 있어야 하죠.”
김서원은 하윤슬을 믿고 싶었다. 그러나 사람은 하윤슬의 일방적인 주장보다 근거와 논리를 보려고 할 것이다.
“...”
하윤슬은 입술을 달싹이다가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허수정이 하윤슬을 이토록 싫어하는 원인이, 강태훈의 연인이 하윤슬이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털어놓을 수 없었으니까 말이다.
“말해봐요. 이 지경까지 왔는데 더는 숨기지 말고요. 그래야 제가 도울 수라도 있죠. 허수정 변호사와 무슨 앙금이라도 있습니까?”
“...모르겠어요.”
김서원은 미간을 찌푸리며 벌떡 일어섰다.
“그럼 저는 더는 방법이 없네요. 회사에서 하윤슬 씨를 어떻게 처리할지 지켜보세요.”
못마땅한 시선으로 하윤슬을 한 번 쏘아보고 걸음을 뗐던 김서원은 문 앞에서 다시 멈췄다.
“분명히 말해 두는데, 이번 일이 하윤슬 씨의 책임으로 점 찍히면 교도소 다녀오는 건 둘째 치고 다시는 이 바닥에서 일하지 못할 겁니다.”
하윤슬이 그걸 모를 리 없었다.
고개를 숙인 채 몇 초간 생각하던 하윤슬은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김 비서님, 허수정 변호사가 저를 함정에 빠뜨렸다는 걸 믿어주시는 거예요?”
“제가 믿는다고 해도 소용없어요.”
반사적으로 대답한 김서원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럼 강 대표님을 찾아가 보죠? 두 사람 동창 아니었습니까?”
“하지만 강 대표님은 허수정 변호사를 마음에 두고 있잖아요.”
“...”
김서원도 알고 있었다.
“좀 더 생각해 볼 게요. 허수정 변호사와 주고받은 문자 기록을 복원할 수 있을지 알아볼게요.”
하윤슬은 허리 숙여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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