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0화 유전자 검사를 해 보고 싶어
식사 내내 하윤슬은 아까 강태훈이 한 말의 의미를 몇 번이나 물어보려고 하다가도 끝내 말을 삼켰다.
지금은 증거를 모으는 게 먼저였다. 쓸데없는 생각으로 감정을 흐리게 할 때가 아니었다.
식사를 마치자마자 강태훈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강태하는 급한 일이라며 자리를 떴지만, 그 전에 하윤슬을 강주하 집까지 데려다준 뒤 늦어도 내일까지는 해솔재로 들어가라고 다시 한번 못을 박았다.
방으로 돌아온 하윤슬은 머릿속이 복잡했다. 아무것도 정리되지 않았다.
그때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인은 정선희였다.
“출장은 끝났니?”
“네. 그런데 회사 일이 좀 많아서요. 아직 시간을 못 내겠어요.”
정선희는 가볍게 웃었다.
“바쁘면 굳이 오지 않아도 돼. 나는 그대로니까.”
하윤슬은 회사에서 터진 일을 말하지 않았다. 걱정하는 사람이 느는 것은 싫었으니까 말이다.
“급한 일만 정리되면 바로 갈게요.”
“그러면 그 최지석도 같이 데리고 와. 당부할 일이 좀 있어. 네가 이렇게 바쁜데, 최지석이 너를 좀 더 살뜰히 도와야지.”
하윤슬은 무슨 대답을 할지 몰랐다.
수술만 끝나면 모든 걸 솔직히 말하려고 했는데 지금은 그럴 기운조차 없었다. 무엇보다도 얼른 증거를 찾아야 했다.
“지석 오빠도 바빠요. 폐 끼치고 싶지 않아요.”
“그런 생각은 버려야 해! 남자를 움직이게 만들어야 진짜 마음이 있는지 없는지 보이는 법이야.”
잔소리 섞인 가르침에, 하윤슬은 길게 한숨을 쉬었다.
“알겠어요.”
“근데 오늘 목소리에 기운이 없네? 윤슬아,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지?”
정선희가 마침내 이상함을 느꼈다.
괜찮다고 둘러대려던 하윤슬은 갑자기 말을 바꿨다.
“엄마... 혹시 그 여자, 본 적 있어요?”
전화기 너머가 문득 조용해졌다. 하윤슬이 얼른 물었다.
“엄마? 엄마?”
“갑자기 그 사람은 왜 묻니?”
정선희의 목소리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어떤 얼굴인지 궁금해서요.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까요.”
“얼굴이 궁금하다고? 여우 같은 상이지 뭐! 그 딸도 똑같아!”
그 생각만으로도 정선희는 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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