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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우울증

하윤슬은 몇 번 눈을 깜빡이다가 한참 만에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래. 말씀하셨어.” 강태훈은 아무 말 없이 긴 다리를 내디뎌 호텔방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아 버렸다. 두 사람은 이미 더 가까운 일도 여러 번 했지만, 이렇게 좁은 공간에서 그가 벽으로 밀어붙이며 다가오자 공기마저 그의 숨결로 가득 차는 느낌이었다. 하윤슬은 당황한 듯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너, 너 뭐 하는 거야.” “그런 말 신경 쓰지 마.” 하윤슬은 그를 올려다봤다. 강태훈의 눈에는 초조함이 비쳤다.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잖아.” 그녀는 애써 태연하게 말하며 거리를 두려고 했다. 그와 가까이 있으면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하지만 강태훈은 일부러 그러는 듯 그녀가 한 걸음 물러나면 한 걸음 다가왔다. 그렇게 몇 걸음 밀리고 따라오는 사이 결국 벽에 다다랐다. 그때, 강태훈이 아주 작게 숨을 내쉬었다. “우리 엄마... 예전에 납치당한 적이 있어. 구출되고 한동안은 누구랑도 말을 안 했어. 그때부터 심한 우울증을 앓게 됐고 자살 충동도 자주 있었어.” 하윤슬은 그 말을 듣고 잠시 멍해졌다. 방금 마주한 이정애는 오히려 밝고 건강해 보이는 사람이었다. 목소리도 부드럽고 그저 아들을 걱정하는 자애로운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그런 사람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니,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어떻게 그런 과거를 지닌 사람이 그런 표정으로 웃을 수 있을까. 그런데 왜 지금 이런 이야기를 자신에게 하는 걸까? “그래서 내가 갑자기 너와 결혼한다는 얘길 꺼내면, 엄마는 절대 받아들이지 못할 거야. 미안해.” 하윤슬은 강태훈의 입에서 미안하다는 말이 나오리라곤 생각도 못 했다. 그녀는 그 한마디를 곱씹느라 잠시 말을 잃었다. “나한테 왜 사과해?” 그녀는 입술을 다물고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 “어차피 아주머니는 허수정 변호사랑 결혼하길 바라시잖아. 그럼 우리 계약은 그냥 미리...” “하윤슬, 계약 끝내려는 생각은 하지 마.” 강태훈의 목소리가 갑자기 높아졌다. 깜짝 놀란 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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