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하윤슬
하윤슬은 마음 한구석이 뒤숭숭한 채 퇴근하자마자 곧장 해솔재로 향했다.
현관 앞에 도착해 무심코 비밀번호를 누르려다 말고, 문득 손을 멈췄다. 혹시나 그 집 안에 그의 첫사랑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가자, 등줄기를 타고 서늘한 기운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손을 거두고는 대신 초인종을 눌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리며 강태훈이 모습을 드러냈다.
회사에서처럼 단정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그는 이미 사복으로 갈아입은 상태였다.
까칠할 만큼 가지런했던 머리는 살짝 흐트러져 있었고 부드러운 소재의 흰색 홈웨어는 그의 건장하고 탄탄한 체격을 한층 더 여유롭고 나른하게 보이게 했다.
혹여 그의 첫사랑이 안에 있을까 걱정이 앞선 하윤슬은 집 안으로 들어서지 않은 채 현관 앞에 선 그대로 일부러 딱딱하고 사무적인 말투로 입을 열었다.
“대표님, 예전에 말씀하셨던 하영 그룹 프로젝트 건 관련해서...”
그 순간, 강태훈이 그녀의 말을 끊듯 이름을 불렀다.
“하윤슬 씨.”
그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으며 미간을 좁히는 모습에는 분명한 불쾌함이 스며 있었다.
“나 지금 퇴근했어요.”
그 말에 하윤슬은 잠시 멍해졌다.
‘사람을 불러놓고 이건 또 무슨 상황이야?’
“그럼... 저 이만 가볼게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태훈은 그녀의 손목을 단호하게 잡아채듯 안으로 끌어들였다.
그리고 그 큰 몸이 순식간에 그녀를 벽으로 밀어붙였고 이어진 건 숨 막히는 키스였다.
“강... 대표님?”
‘이건 대체 무슨 상황이지...’
분명 계약 해지를 이야기하러 왔던 그녀였는데 현관에 서 있던 그녀의 몸은 어느새 침대 위에 놓여 있었다.
“잠시만요, 대체...”
그녀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또다시 그의 입술이 내려왔고 곧이어 귓가를 간질이는 낮고 부드러운 그의 목소리가 속삭였다.
“하윤슬...”
그리고 그다음은 기억이 흐릿했다.
언제 잠이 들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쏟아지던 그의 입맞춤, 그 감각만이 그녀의 온몸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다시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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