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6화 나랑 하윤슬의 결혼식
하지만 눈을 뜬 순간 아무것도 없었다.
공기 중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익숙한 향기가 전부였다.
주시완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안 왔어. 너 죽든 살든 신경 안 쓴다고.”
“왔었다는 거 알아.”
“너 아까 혼수상태 아니었어?”
주시완은 말을 내뱉고 나서야 그의 말이 함정이었음을 깨닫고 불쾌해하며 입을 삐죽거렸다.
“도대체 왜 꼭 알아야 하는 건데? 설령 왔다 해도 오래 머물지 않았어. 그 여자는 사람 화를 돋우는 말만 한다고. 그러니까 벌을 받았지.”
‘걔 아이를 낳지 못해.’
물론 이 뒷말은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주시완은 강태훈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하윤슬이 이혼을 고집하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조금 전 그도 그렇게 생각했듯이.
어차피 이미 헤어지기로 했으니 이유가 뭐든 각자 제자리로 돌아가면 그만이었다.
그는 강태훈의 표정을 슬쩍 훔쳐봤다가 더 말하지 않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그때 강태훈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퇴원 절차 좀 밟아줘.”
“뭐? 지금 이 상태로 걷는 것도 힘들 텐데? 의사 선생님이 네가 알코올 중독 위험이 있어서 최소 사흘은 입원해야 한다고 했어.”
“퇴원하겠다고.”
강태훈이 같은 말을 반복하자 주시완은 달리 방법이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네 목숨 가지고 장난치는 거야? 제발 정신 좀 차려. 그런 여자 때문에 인생까지 망칠 거야?”
그는 강태훈의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예전엔 강태훈의 부모가 그의 결혼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게 부당하다고 생각했었다. 주시완도 강태훈과 허수정이 함께하는 걸 응원했던 건 서로 잘 아는 사이니까 좋은 선택이라고 여겼을 뿐이었다. 하지만 어른들의 과도한 간섭에 대해선 반감이 들었다.
그런데 이제 보니 강태훈의 부모가 옳았다.
하윤슬에 대한 그의 태도를 보면 앞으로 그녀가 원하는 게 뭐든 다 들어줄 기세였다. 심지어 강우 그룹까지도.
“네가 이렇게 여자에 눈이 멀 줄은 몰랐어.”
하윤슬을 다시 만나기 전 주시완은 강태훈이 감정적으로 결핍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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