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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집에선 대표라 부르지 마요

“당연하죠.” 하윤슬은 더 이상 조급함을 감추지 않았다. “투자3팀은 올해 한양 프로젝트 건으로 큰 타격을 입었어요. 연말 보너스도 사실상 날아갔고요. 하지만 이번 하영 그룹 프로젝트만 따낼 수 있다면 우리 팀은 다시 살아날 수 있어요. 이번 기회, 꼭 잡고 싶어요.” 지금 이 타이밍에 하영 그룹 건을 성사한다면 침몰 직전의 3팀을 끌어올리는 구명줄이 될 수 있었고 자연히 성과금 역시 따라올 터였다. 강태훈은 한동안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다 이윽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본사에서 금융 쪽 연수를 위한 인원을 차출할 예정이에요.” “저, 저도 신청할 수 있나요?” 하윤슬은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말에 스스로도 놀랐다. “네. 말을 잘 들으면 생각해 볼게요.” “저야 당연히 대표님 말씀 잘 듣죠...” 그럴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회사의 직원으로서 상사의 지시를 따르는 건 기본이었고 더구나 이번 건은 자신의 커리어가 걸린 문제였다. 하지만 강태훈은 짧은 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갸웃하더니, “그런데 그 간단한 요청 사항도 안 따르는 거예요? 집에서는 대표라고 부르지 말랬잖아요.” 그 말에 하윤슬은 순간적으로 굳어버렸다. 어색한 정적이 흐른 뒤, 그녀는 마치 큰 결심이라도 한 듯 조심스럽게 입술을 달싹였다. “강... 태훈 씨.” 그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작았지만 강태훈은 그 한마디에 만족한 듯 미간을 펴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가서 짐 좀 챙겨요. 진 과장한테는 비서실 통해 전달할게요. 그리고 연수 끝나면 하영 그룹 프로젝트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곧 알게 될 거예요.” 그는 말끝을 흐리지도 않고 가뿐한 걸음으로 안방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으러 갔고 하윤슬은 멍하니 그가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보다 혼잣말처럼 입을 열었다. “이름 한 번 불러준 것뿐인데 그렇게 기분이 좋은 거였어?” 그 시각, 하영 그룹 담당자 건은 다행히 큰 이슈 없이 마무리되었고 회사 안에서도 별다른 소문 없이 조용히 지나갔다. 하윤슬은 안도의 숨을 길게 내쉬었다. 굳이 그날 있었던 일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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