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4화 강 대표님 사람이에요
김서원은 웃었다. 단정하고 여유로운 미소였다.
“허 변호사님, 전 강 대표님 사람입니다.”
‘내가 하윤슬 씨 편이냐고? 그건 강 대표님 뜻에 달렸지. 하윤슬 씨가 강 대표님의 사람이라면... 나도 넓게 보면 강 대표님 편 아닌가?’
무엇보다 허수정은 앞으로도 강태훈의 사람이 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 확실했다.
허수정은 가느다란 눈썹을 찌푸렸다.
귀국 이후 겪은 일들이 많았기에 요즘 그녀는 쉽게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
특히 김서원처럼 말로는 정중하지만 속으로는 단단히 버티고 있는 사람 앞에서는 더더욱 그랬다.
“태훈 씨가 평생 나 안 데리고 살 거라고 그렇게 확신해요? 그런데 아주머니는 진작에 날 며느리로 점찍어 두셨어요.”
허수정은 단호하게 말했다.
“김 비서님, 충고 하나 해줄게요. 지금부터라도 앞길 잘 생각해요. 너무 눈앞의 것만 쫓으면서 나중에 후회하지 말라고요.”
김서원은 마치 진지하게 듣고 있는 척 고개까지 끄덕였다.
“충고 감사합니다, 허 변호사님.”
“...”
“혹시 더 하실 말씀 있으세요? 전 얼른 강 대표님께 서류 전달하러 가야 해서요.”
업무 얘기까지 꺼내자 허수정도 더는 잡아둘 수 없었기에 입꼬리를 몇 번 실룩거리더니 결국 말했다.
“좋아요, 김 비서님. 제법이네요.”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문이 열리자 김서원은 평정심을 잃지 않은 채 발걸음을 내디뎠다.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
어차피 지금 이 회사는 여전히 강태훈의 것이었고 아직 허수정 것이 아니었다.
만약 언젠가 정말 이 회사가 허수정 손에 넘어간다 해도 김서원은 그저 회사를 나가면 그만이라 생각했다.
대표 비서직 자리를 몇 년을 지켜왔는데 그사이 쌓은 커리어가 어디 한둘인가.
강우 그룹에서 다져진 이 경력을 탐내는 회사가 줄을 섰으니 자리가 없어 고민할 일은 절대 없을 것이었다.
...
한편, 우준시 프로젝트 쪽에서 하윤슬은 자신의 업무를 거의 다 정리한 상태였다.
이번 강주시 출장은 며칠이 걸릴지도 몰랐기에 연일 밤을 새우며 충분한 준비와 계획을 세워뒀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