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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화 고은희는 강태훈을 좋아하고 있는 걸까

“네?” 고은희는 조금 어리둥절한 기색이었다. “전 소아청소년과 전공이 아니라 아이들을 접할 기회가 드물어요. 워낙 바쁘기도 해서 모임이나 행사 같은 데 참석할 틈도 없었고요. 하지만 말 잘 듣고 의젓한 아이라면 저도 분명 좋아할 거예요.” 그녀는 벤치 반대편 끝에 자리를 잡고 앉으며 하윤슬을 가만히 응시했다. “갑자기 그건 왜 물으세요?” “별건 아니에요. 그저 고 선생님은 워낙 참을성이 깊으시니 아이들과도 참 잘 어울리겠다 싶어서요.” “의사가 참을성이 없으면 어쩌겠어요. 환자들은 몸이 아프고 다친 사람들이라 마음도 날카로워져 있기 마련인데 저까지 얼굴을 찌푸리거나 서두르면 그분들 치료 의욕만 꺾일 텐데요.” 하윤슬은 고은희가 의사라는 직업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다는 걸 눈치챌 수 있었다. 단순히 생계를 위해 억지로 버텨내는 일이 아니었다. 그녀 정도의 배경과 조건이라면 굳이 고된 의사의 길을 택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편안히 살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이 힘든 길을 택한 건 순수한 애정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윤슬과는 참으로 달랐다. 하윤슬은 삶의 고비마다 닥쳐오는 무수한 체념을 감당하며 좋아하는 것보다는 선택해야만 하는 것들을 따르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럼 지금까지 좋아했던 사람은 없었나요? 이성으로서 말이에요.” 그다지 깊은 사이도 아닌데 실례일까 싶어 잠시 머뭇거렸지만 그래도 하윤슬은 답을 듣고 싶었다. 고은희는 꽤 진지하게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뗐다.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 깊이 교류할 기회가 없었어요. 워낙 사랑이라는 걸 믿지 않기도 했고요.”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세요?” “음...” 고은희의 얼굴에 고민의 기색이 스쳤다. 이윽고 그녀의 시선이 하윤슬에게 멎었다. “아마 강태훈 씨 같은 분이 아닐까 싶어요.” 그 말이 떨어지는 찰나, 하윤슬의 손끝이 무의식중에 파르르 떨렸다. ‘고은희는 강태훈을 좋아하고 있는 걸까...’ 생각에 빠진 고은희는 하윤슬의 미묘한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 채 혼자 한참을 되새기다가 말을 이었다. “전 한 사람만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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