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화 위통
김서원이 창성의 실사 보고를 시작했다. 재무, 발전 전망, 주주 변동 등 여러모로 면밀하게 조사한 내용이었다. 이어 현재 기술 발전 가능성까지 분석 자료를 곁들였다.
그러던 중, 하윤슬의 이름이 불쑥 회의에서 언급되었다.
“투자팀의 하윤슬 씨가 성산 그룹 쪽에 신형 자동차 기술 프로젝트를 제안했습니다. 이미 본사로 검토 서류가 올라왔는데, 확인해 보니 저희 회사의 방향성과 잘 맞습니다.”
말한 이는 투자 부서의 부장이었고 강우 그룹 내에서 꽤 무게감 있는 인물이었다.
화상 화면 속의 강태훈은 눈꺼풀 하나 까딱하지 않고 가볍게 고개만 끄덕였다.
“김 비서, 그건 집중해서 챙겨 봐.”
“제가 확인했는데 몇몇 대학 교수들이 연구한 결과물입니다. 선두는 최지석 씨고 상당수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요. 꽤 괜찮은 인재였습니다.”
김서원이 최지석의 이름을 입에 올리자, 강태훈은 잠깐 멈칫했지만 곧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정상으로 돌아갔다.
회의는 계속 이어졌다. 중요한 자리였지만 하윤슬에게 발언권은 없었고 그저 묵묵히 고개 숙여 기록만 했다.
밤 열 시에 가까워졌는데도 회의는 끝날 기미가 없었다. 그런데 이때부터 위장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아까 뭐라도 좀 먹고 올 걸...’
카메라가 켜진 상태라 무언가를 꺼내 먹을 수도 없었다.
하윤슬은 주먹을 꼭 쥐며 통증을 참아보려 했지만 오히려 점점 심해졌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하필이면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강주하는 밥 먹으러 나갔다가 또 어딘가에서 남자를 만나고 있을 터, 그러니 약조차 건네줄 사람도 없었다.
통증은 점점 심해졌고 귀마저 멍해졌다.
그때, 강태훈의 저음이 회의실을 울렸다.
“삼십 분 정도 쉽시다.”
하윤슬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며 카메라도 끄지 못한 채 허겁지겁 자리에서 일어나 약을 찾았다.
마침 그때 강주하가 돌아왔고 뒤에는 최지석까지 동행하고 있었다.
하윤슬이 약과 물을 들고 있는 걸 본 최지석은 들고 있던 포장 빵을 내밀며 다가왔다.
“밥 안 먹어서 위가 아픈 거지? 약을 공복에 먹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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