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화
진태하는 눈을 감고 서서 휴식하고 있는 것 같았지만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를 전부 듣고 있었다.
최영훈이 이혜정과 같이 걸어오자 진태하는 두 사람 앞을 막아섰다. 최영훈은 가면을 쓴 그가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알기에 감히 거만하게 굴지 못하고 예의를 갖췄다.
“영주님께 인사를 드리려고 왔어요.”
옆에 있던 이혜정은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맞아요. 영주님은 북부를 지키기 위해 많은 공헌을 하셨어요. 영주님께 제대로 인사드린 적이 없어서 이번 기회에...”
“돌아가세요.”
진태하는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살기가 느껴져서 소름이 돋았다.
최영훈과 이혜정이 들고 있던 술잔이 눈 깜짝할 사이에 깨졌다. 술이 사방으로 튀는 바람에 옷이 흥건히 젖었다.
최인섭은 웃음의 사신이 최영훈을 막아선 것을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기가 어디라고 소란을 피워?”
최영훈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희는 그저 영주님께 인사드리고 싶었을 뿐이에요.”
이혜정은 최인섭을 향해 애원했다.
“할아버지, 영주님께 인사드릴 수 있게 도와주세요. 정말 뵙고 싶어서 그래요.”
“영훈이 만난다는 아가씨가 너였어?”
최인섭은 미간을 찌푸린 채 물었다. 그는 이혜정의 눈빛에서 얼마나 영주를 만나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순수한 마음이 아니라 욕심이 가득 섞인 눈빛이었다.
“맞아요. 저는 이혜정이라고 해요.”
이혜정과 최인섭이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 그녀는 영주를 만나기 위해 애쓰다가 자기소개하는 것마저 잊어버렸다.
최인섭은 최영훈을 향해 말했다.
“영주님은 몸이 좋지 않아서 술을 석 잔밖에 마시지 못해. 나도 영주님께 술을 권하지 못했어.”
안성재는 그의 할아버지와 유호섭을 대신해서 영주와 술을 마셨다. 영주는 이미 두 잔을 마셨으니 나머지 한 잔은 다른 사람과 마실 것이다.
“차로 술을 대신할 수 있잖아요.”
이혜정은 애써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만약 영주와 인사를 나누지 못한다면 20억을 잃게 될 것이다.
진태하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면서 말했다.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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