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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5장 사고

민서희는 왠지 모르게 박연우가 사실상 그리 내향적인 성격이 아니라 외부의 영향으로 만들어진 성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한테는 아주 통쾌하게 소리를 지를 필요가 있어 보였다. 박연우는 힘껏 고개를 끄덕이고 눈빛에 기대감이 부풀어 있었다. 민서희도 눈치를 챈 모양이었다. “한 번 더 타고 싶어?” 그 말에 흥미가 생긴 듯 박연우는 흑요석과도 같은 눈빛을 반짝거렸다. 이 눈은... 민서희는 넋을 잃고 있다 재빨리 감정을 추스르고 있었다. 의심이 생기기 시작한 이후로 그녀는 앞에 있는 이 아기를 보면 볼수록 박지환과 닮아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친자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가자! 이모랑 다시 줄을 서자!” 서이준은 뒤에서 서예를 놀리고 있었다. “저거 봐. 엄마가 또 저 긴 자동차를 타러 갔어.” 긴 자동차가 바로 롤러코스터였다. 서이준은 서예 입가의 침을 닦아 주었다. “우리 서예는? 우리 서예도 한 번 용감해져 보지 않을래? 서예도 어른처럼 같이 가서 탈까?” 서예는 키득키득 웃고 있었고 서이준이 진심으로 줄을 서러 가려고 하자 이내 목을 붙잡고 놓지를 않았다. 서이준은 서예의 코를 툭 건드렸다. “오빠보다 용감하지 못하네.” 서예는 고집스레 고개를 들었다. “서예, 어려요!” 그녀는 손을 내밀어 박연우의 머리카락을 건드렸다. “오빠는 안 무서워.” 오빠라는 호칭에 마음이 따뜻해진 박연우는 서예의 손을 잡았다. 며칠만 지나면 진정한 오빠가 될 것이니 박수호는 마음에 더욱 깊은 감정이 북받쳤다. 다시 한번 롤러코스터를 타고났더니 민서희는 박연우가 몇 번이고 넋이 나갔었다는 걸 발견했다. “왜 그래? 이제는 안 무서워? 처음 탈 때는 손 꼭 잡고 놓지를 않았었잖아?” 박수호는 수줍게 고개를 숙였고 민서희는 그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안 놀릴게. 서예야, 이준 씨, 우리도 이만 돌아가요.” 차에 오르자 서이준은 서예와 회전목마를 재밌게 탔던 일화를 민서희에게 전해주고 있었고 갑작스레 한 자동차가 끼어들자 서이준은 다급히 방향대를 돌려 겨우 위험을 무마할 수 있었다. 다만 서예는 적잖이 놀란 듯 울음을 터뜨렸다. “서예야, 많이 놀랐어? 괜찮아. 이것 봐. 아무 일도 없잖아.” 민서희는 잘 다독이고 나서 서이준에게 물었다. “괜찮아요?” 서이준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옆에 있는 차로 시선을 돌렸다. “불쑥 끼어든 차인 것 같은데 졸림 운전을 한 건가? 가서 물어보고 올게.” 그가 안전대를 풀고 내려갔고 상대의 차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민서희도 이내 이마를 찌푸리더니 서예를 품에 안고 차에서 내렸다. “이준 씨.” 서이준은 그녀를 향해 고개를 가로젓더니 상대의 차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쪽이 불쑥 끼어든 것 같은데 내려서 얘기나 하죠.” 민서희는 눈살을 찌푸리며 품에 있는 아기의 얼굴을 문지르고 있었다. 그리고 차 안에 있는 박지환은 그 광경을 하나도 빠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민서희가 얼마나 애정 어린 눈빛으로 품에 안긴 아기를 돌보고 있는 것마저 포함해서 말이다. 마치 정말로 자신의 아기를 돌보는 엄마와도 같았다. 박지환은 믿기지가 않았다. 어떻게 지난 5년 사이 민서희가 정말로 서이준 곁으로 가게 된 걸까? 손바닥을 꽉 움켜쥐고 있는 박지환은 뼈마디가 하얘져만 갔다. 비서는 머뭇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대표님, 내려갈까요?” 넋을 잃고 있는 박지환은 민서희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고 서이준은 몇 번이고 차창을 두드렸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가까스로 정신을 부여잡고 난 박지환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비서더러 차를 들이박으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서이준이 혼자 밖에서 오랫동안 서 있는 모습을 지켜보게 된 민서희는 수심 쩍은 마음에 아기를 안고 앞으로 걸어갔다. “이준 씨, 무슨 일이에요? 그쪽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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