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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장 나 때문에 죽은 거야

“누가 한 짓이야? 대체 언제쩍 일이야?” 이민준은 눈빛을 아래로 떨궜다. “민서희 씨가 감옥에 들어가기 전날이고 대표님이 민영매 여사를 별장에서 내보낸 날이에요. 쫓겨난 후에 한 차가 와서 정신병원에 입워시켰어요. 영상도 그날에 퍼진 거고요. 민서희 씨도... 봤을 거예요...” 박지환은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고 갑자기 민서희가 절망적인 소리로 울부짖으며 전화하던 때가 떠올랐다. 그날 그녀가 왜 자꾸 강요하냐며 질책했었다. 그런데 그는 코웃음을 치며 민서희가 또 불쌍한 척을 한다고 여겼던 것이다. 그는 민서희에게 줬던 걸 되돌려 받았을 뿐이라고 생각했었다. 결국 그녀는 감옥에 들어가겠다고 약속했고 박지환도 그런 그녀가 금의 오식한 생활을 놓치기 싫고 어머니가 고생하는 게 달갑지 않아 그랬던 거라 여겼었다. 이 시각 박지환은 누군가에게 뺨을 거하게 때려 맞은 듯 얼굴이 화끈거렸다. 전에는 의기양양한 태도로 울고 있는 그녀를 깔보았으니, 마음이 아려왔다. 아팠다... 어쩜 이토록 아플까... 민서희가 얼마나 아팠을지 그는 상상이 안 갔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토록 궁지에 몰렸으니 그래서 나중에 다시 만났을 때 거부하고 두려워했던 거였다. 박지환은 손을 꽉 부여잡고 남아있던 정신을 붙잡았다. “누가 한 짓이야?” “한경 씨가 한 일이에요.” 이민준이 부른 그 이름에 박지환은 넋을 잃었다. “대체 왜?” “아마도 대표님 아니면 윤서아 씨 때문일 거예요. 대표님을 잘 이해하니까 대표님이 차마 손을 쓰지 못하는 일이면 직접 나서서 해결했을 수도 있어요.” 이민준도 말을 내뱉을수록 주먹이 쥐어졌다. 그 많은 시간을 함께 옆에서 지켜봤으니, 민서희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예상이 갔던 것이다. 요 몇 년 동안 매 순간 살얼음판을 걸었으니 감옥에 가더라고 돌아오지 않겠다는 게 당연했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차디찬 돌덩이도 아니고 어찌 감정이 없겠는가? 게다가 세상에서 제일로 소중한 사람을 잃었고 게다가 깊이 사랑했던 사람한테서 끊임없이 상처를 받았으면 당연히 두려워하고 도망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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