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8장 그 사람이 찾아온 건가

“알겠어요.” 민서희는 고개를 끄덕였고 잠시 후 양호준이 돌아왔다. “서희야.” 양호준은 처음 엄숙하고 긴장된 어조로 말을 건넸다. “지금 회사로 가 봐야 돼.” “무슨 일이에요?” 양호준은 짜증스레 탄식했다. “인수한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겨서 처리하러 가야돼. 시간을 더 지체해서는 안 되니까 지금 당장 가 봐야돼. 더 늦으면 차를 놓칠 수가 있거든.” “네네...” 민서희는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회사 일이 급선무라는 정도는 잘 알고 있었다. “서희야, 네가 날 거절하기 전까지는 내가 했던 말들이 유효한 거야. 나는 진심으로 너와 함께하고 싶고 보호하고 소중히 여기고 싶어. 회사에 가 있는 동안 잘 고민해 줬으면 좋겠어. 며칠 뒤에 돌아와서 너의 답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래.” 감정이 무딘 민서희의 이마에 뽀뽀를 하고서야 양호준은 아쉽게 자리를 떠났다. 엄청 급한지 그의 발걸음이 매우 빨랐다. 민서희는 이마에 남아 있는 뜨거운 열기가 싫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어안이 벙벙했다. 나 같은 사람도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는 건가?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할까? 박지환을 떠올리니 그녀의 마음이 답답했다. 박지환이 준 상처가 너무 커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지 못했지만 그 사람이 만약 양호준이라면 싫지는 않았다. 어쩌면 박지환을 벗어나게 하늘이 도운 이유가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라는 지시일 수도 있다. 고민에 잠겨 있던 사이 옆자리에 한 사람이 다가와 앉았다. 민서희는 이내 정신을 되찾았다. 호준 오빠? 아... 아니다. 오빠는 서둘러 자리를 떠났는데... 그리고 정말 양호준이라면 이렇게 조용할 리도 없었고 그 사람의 향기도 매우 낯설었다. 왠지 불안해진 그녀는 무대 위에 공연 소리도 들리지 않자 아주머니가 오기 전에 자리에서 일어서려고 했다. 다만 두 발자국도 채 못 나간 그녀는 뭐에 걸렸는지 중력을 잃고 넘어지는 바람에 바로 통증이 올 줄 알았더니 한 사람의 품에 안기게 되었다. 민서희는 눈을 떴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구해준 사람이 남자라는 건 느낄 수 있었다.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