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3장 남자 친구하고 싸웠어요
여기에서 자칫하면 떨어져 죽거나 익사할 게 뻔했다.
민서희는 식은땀을 흘리며 손을 뻗어 초목의 뿌리를 잡아당겼더니 아주 튼튼했다.
그녀는 싶은 숨을 들이마쉬고 마음의 준비를 마친 후 두 손으로 들풀을 잡아당겨 거의 90도 경사를 이루는 언덕에서 오른쪽으로 옮기고 있었다.
손에 핏자국이 몇 개 났고 몸에도 셀 수 없는 상처들이 나 있었다. 손바닥이 얼얼하고 따끔거렸지만 그녀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마침내 가파르지 않은 오솔길에 이르러서야 손을 놓았다.
손바닥은 피범벅이었다.
눈물이 날 정도로 고통스러웠지만 민서희는 이를 악물고 오솔길을 따라 내려갔다.
그 사람이 쫓아올까 봐 두려웠던 그녀는 눈앞이 조금 잘 보인다고 해도 뛸 체력이 다한 지 오래였다.
한참이 지났을 무렵 눈앞이 흐려지던 찰나 눈 부신 불빛이 비쳐오며 경계의 태세를 취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세요?”
민서희는 눈을 크게 뜨고 다급하게 말을 건넸다.
“살려주세요! 저 좀 도와주세요!”
그녀를 산 아래 어느 한 집으로 부축해 온 중년 부인이 중얼거렸다.
“어여쁜 아가씨가 왜 이런 위함한 산을 올라요? 혹시 넘어져서 목숨이라도 잃었으면 어쩔 뻔했어요. 몸이 성한 데라곤 하나도 없고 얼굴도...”
민서희는 그저 미소를 지었다.
“얼굴은 원래부터 이랬어요.”
“그래요?”
그녀는 안타까운 한숨을 내쉬고는 민서희가 샤워할 물을 길어다 주었다.
“몸에 상처가 많아서 뜨거운 물이 닿으면 좀 아플 거예요. 일단 찬물로 대충 씻고 이따가 약 발라 드릴게요.”
”고마워요...”
칸막이에 들어서 옷을 벗고 몸 전체를 물에 담근 민서희는 추운 느낌은 잠시뿐이었고 재앙에서 살아남았다는 게 더없이 기뻤다.
머리를 물에 파묻히자 머릿속에는 온통 임진과의 기억이 미친 듯이 몰아쳐 기침을 해댔다.
때마침 문을 열고 들어온 여성은 이 광경을 보고 화들짝 놀라 손에 있던 옷을 내던지며 다가왔다.
“왜 그래요... 추워요? 뜨거운 물 넣어드릴까요?”
민서희는 눈물을 삼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괜... 괜찮아요. 실수로 머리를 묻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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