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7장 박지환을 사라지게 할 거야
임진은 잠시 참더니 그제야 인상을 펴고 말했다.
“조금도 연상하게 해서는 안 돼. 난 박지환에서 벗어나 민서희가 아는 임진이 될 거야.”
“하지만 넌 결국 임진이 아닌 박지환이야.”
그 말에 임진은 진동연을 힐끔 보았고 진동연은 어두운 안색으로 말했다.
“지환아, 난 네가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어. 물론 네 마음은 나도 잘 알아. 하지만 너만 점점 더 힘들어질 뿐이야. 네 몸은 이런 걸 감당할 수 없어. 오늘 하루 참았다고 치자. 다음에는 어쩔 건데? 또 그다음에는?”
“나중에는 익숙해지겠지.”
“익숙?”
진동연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
“들통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어? 네가 아무리 매운 걸 먹어도 네 얼굴형은 어쩔래? 서희 씨가 네 얼굴을 만질 때마다 가면으로 얼굴 바꿀래? 언젠가는 서희 씨도 네가 박지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거야.”
진동연이 진지하게 말했다.
“박지환, 넌 지금 어떻게 서희 씨를 붙잡을 건지 그것부터 생각해야 해. 언젠가 네 신분이 들통나도 널 원망하지 않을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널 계속 숨기는 건 말이 되지 않아. 서희 씨, 평생 너한테 속지 않을 거야.”
언젠가 신분이 들통나도 박지환을 원망하지 않을 방법?
임진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럴 리 없어. 날 영원히 용서할 수 없다고 직접 말했었어. 내가 박지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분명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날 떠날 거야. 마치 사라졌던 그날처럼. 내가 임진이라서 좋아한다고 해도 박지환이라고 의심하면 아마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도망가서 다시 꼭꼭 숨어버릴 거야.”
진동연은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널 바꾸려는 거야? 네 몸을 희생하면서?”
임진은 혀끝이 저렸지만 애써 무덤덤한 얼굴로 말했다.
“이건 내가 진 빚이야. 그리고 난 서희에게 다시 나타나지 않겠다고 약속했어. 그러니 이젠 난 나에게서 박지환을 조금씩 지워갈 거야.”
“그게 무슨 말이야?”
임진은 눈도 깜박이지 않고 말했다.
“출국하기 전에 난 박지환이라는 사람을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할 거야. 죽은 사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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