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5장 아이의 죽음에 관하여
한참 뒤에야 임진은 겨우 다시 입을 열었다.
“한경 그 자식은?”
“도망갔어.”
진동연은 담배를 한 모금 더 빨고 말했다.
“그 새끼가 너에 대한 요해와 그 좋은 머리로 이미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걸 예상하고 도망갔으니 찾긴 힘들어.”
임진은 심장이 찢겨나가는 듯한 극심한 고통을 참으며 서류를 뚫어질 듯 노려보았고 창백한 얼굴은 한참 뒤에야 다시 혈색을 찾았다.
임진은 숨을 고르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이유가 없어. 아무리 생각해도 한경에게 유리한 상황은 없거든.”
“그러니까.”
진동연이 웃어 보였다.
“민서희 씨를 괴롭혀서 그 새끼한테 좋은 점은 없지. 그러니까 분명 누군가의 사주를 받은 게 분명해. 비록 증거는 없지만 난 한경을 사주한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어. 들을 자신 있어?”
임진은 눈도 깜빡이지 않고 물었다.
“윤서아, 맞아?”
“맞아.”
진동연이 말했다.
“그리고 이 사건의 피해자는 민서희 씨 외에 또 있어. 바로 민서희 씨 복중의 아기야. 두 사람 2년을 부부로 살았는데 민서희 씨는 아이를 잃었어. 그러니 널 용서하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는 거야.”
임진은 침묵에 잠겨 안색이 어두워졌다.
머릿속에는 온통 불길 속에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를 구해주었던 여자의 흐릿한 모습으로 꽉 차 있었다.
그는 윤서아가 악마가 되었을 줄, 그의 뒤에서 이런 악행을 저질렀을 줄 상상도 못했다.
임진의 고통스러운 표정에 진동연은 담뱃불을 끄며 말했다.
“지환아, 과거는 과거일 뿐이야. 사람 마음이란 게 1년이면 변할 수 있어. 더구나 이젠 8년이야. 윤서아는 더는 널 위해 불길 속을 뛰어들었던 그 윤서아가 아니야. 내가 윤서아 처음 봤을 때 그 여자는 이익에 눈이 먼 여자라고 했던 거 생각나? 그때 네 마음속에는 온통 윤서아뿐이라 내 말을 듣지 않았어. 하지만 지금 넌, 더는 그 여자를 위해 그 어떤 핑계도 댈 수 없는 상황을 맞이했어.”
“더는 윤서아를 위해 핑계 대지 않아.”
민서희가 겪은 아픔을 생각하면 임진은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나와 윤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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