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8장 나도 맛보고 싶네
민서희가 예상했던 결과이다. 하지만 진실을 확실히 알고 나니 마음이 한없이 차가워졌다.
그녀는 그 냉혈 인간이 자기에게 연민을 베풀기를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떻게 그녀가 위험에 처한 줄 알면서도 혼자 떠날 수 있지?
독한 사람......
민서희는 쓴웃음을 짓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런 사람인 줄 알고 있었어요. 그러니 제 안전만 보장해 준다면 확실하게 복수를 돕겠다고 진 대표님에게 전해요.”
경호원은 생리대를 사기 위해 방을 나섰다가 한참 뒤에야 돌아왔는데 민서희는 여전히 침대에 앉아 아까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얼굴은 그늘에 가려져 표정을 알아볼 수 없었다.
남자는 왠지 측은지심이 생겨 조금은 부드럽게 말했다.
“안심해. 당신 말이 사실이고 진 대표님을 돕기만 한다면 진 대표님은 당신 해치지 않아.”
민서희는 눈물을 닦는 건지 아니면 단순히 피곤해서인지 얼굴을 비비며 말했다.
“고마워요.”
그녀는 남자의 손에서 봉지를 넘겨받고 화장실로 향했다.
문이 닫히자 그녀 얼굴의 무기력함과 슬픔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오직 차분함과 침착함만이 남았다.
그녀는 박지환이 떠났다는 사실에 잠시 가슴이 아팠던 건 사실이지만 슬픔은 불가능하다.
어쨌든 그녀는 박지환이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기에 그 어떤 기대도 하지 않았다.
아까 그것은 모두 그녀의 연기였을 뿐이다.
그녀는 경호원에게 한 남자의 매정함에 철저히 마음이 무너져버린 가엾은 여자의 모습을 보여주어 경계심을 풀게 했다. 비록 1%일지라도 그것은 그녀에게 기회가 될 것이다.
그녀는 완벽한 연기를 위해 생리대를 뜯어 팬티에 붙인 뒤 이내 벽을 따라 창턱으로 향했다.
다행인 것은 화장실 창문은 굳게 닫혀있었지만 대신 방범창이 없었다.
유리를 깨는 것은 방범창을 뜯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다.
민서희의 머릿속에 바로 한 가지 계획이 떠올랐다.
그녀는 화장실에서 나온 뒤 아무 일 없듯이 침대에 누웠다.
3일째 되는 날, 진시호가 갑자기 별장으로 찾아와 그녀의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네 말이 맞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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