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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9장 함께하는 매 순간이 역겨워요

“그런 거 아니야.” 박지환은 그녀를 품에 안으려는 충동을 자제하며 간절하게 입을 열었다. “널 사랑한다고 말한 건 진심이야.” 민서희는 경멸을 표했다. “내가 두 번 다시 믿을 것 같아요? 매번 믿을 때마다 나한테 심한 일격을 가했었잖아요. 박지환 씨. 당신하고 함께하는 매 순간이 역겨워요.” 그녀는 이를 악물고 신속히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마음이 급해진 장 씨 아주머니는 급히 쫓아갔다. 손끝으로 미간을 문지르며 피곤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박지환은 차가운 그녀의 말을 천만 번도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칼로 마음을 후벼파는 느낌이 들고 있었다. “대표님...” 이민준은 죄책감이 들었다. “민서희 씨가 문 앞에 있는 줄 몰랐어요. 미안해요. 그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어요.” “너하고 상관없는 일이야.” 심장이 부서지는 느낌에 박지환은 눈앞이 캄캄했다. “나도 서희가 이 시간에 집에 들어올 줄 몰랐었는데 너라고 뭐 별 수 있어. 하물며 이 일은 애초부터 내 탓이었어. 내가 속이지 말았어야 했어.” 이익을 조금 얻어보겠다고 했던 거짓말은 끝내 화살로 돌아오게 돼 있다. 이민준은 눈을 붉혔다. “근데 대표님이 민서희 씨를 위해서 다친 건 틀림없는 사실이잖아요. 민영매에 대한 소식을 빨리 빼내려는 게 아니었다면 상처를 입지 않고 천천히 기다렸어도 됐었잖아요.” “거짓말을 한 건 잘못된 거야. 그만 위로하고 얼른 돌아가.” 이민준은 긴장하고 있었으나 박지환의 태도가 그러하니 이를 악물고 떠날 수밖에 없었다. 이민준이 나가자 오랫동안 담배를 피우며 민서희가 진정할 시간을 충분히 주었던 그는 장 씨 아주머니에게 전화를 하며 손가락이 가볍게 떨리고 있었다. 통화를 하기도 전에 아래층 거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문 앞에 나타난 민서희는 얼굴이 얼어붙은 것 외에 달라진 것이 없었다. 박지환은 손끝을 움켜쥐고 내려갔다. “서희야.” 그녀의 체온을 느끼려고 손을 잡자 그녀는 빨리 뿌리쳤고 차가운 얼굴로 자리를 비켜 위층으로 올라갔다. 장 씨 아주머니가 설명했다. “사모님이 밖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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