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3장 모든 일이 다 벌어졌어요

그냥 무시하려고 했던 윤서아는 전화번호를 확인하자 눈동자를 굴리며 전화를 받았다. 그쪽은 민서희의 목소리였다. “박지환 씨, 언제 들어와요? 나... 나 지금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데 병원에 데려다줘요.” 숨이 잘 안 쉬어진다고? 어설픈 핑계에 윤서아는 은근히 비웃고 있었다. 민서희가 겉으로는 만사태평인 것처럼 굴더니 사실은 마음속으로는 뱃속의 아기를 이용해 박지환에게 기대려는 수작인 게 틀림없다. 천한 년! “민서희 씨, 죄송해요. 지환 씨가 제 옆에 있긴 한데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요.” 그쪽에서 침묵이 흐르다 한참이 지나 민서희가 차갑게 말을 던졌다. “박지환 씨가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니요? 뭐 하는데요?” “그건...” 윤서아는 모든 걸 암시하는 듯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민서희 씨한테 단도직입적으로 알려줘야 하나요?” “박지환 씨는요?” 민서희의 목소리가 떨렸다. “전화 바꾸세요!” 윤서아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고 마음은 통쾌하기 짝이 없었다. 민서희한테 줄곧 압도당했었는데 오늘에야 드디어 되갚아줄 수 있었던 것이다. 인사불성이 된 박지환을 바라보며 계획을 준비하던 윤서아는 현금 뭉치로 술집 직원을 불러왔다. “지환 씨를 위층으로 부축해 주세요.” 이 술집은 2층에 손님이 묵을 방이 준비돼 있었고 직원이 박지환을 침대에 부축해 놓자 윤서아는 급히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녀는 박지환을 손에 넣고 아들을 낳아 민서희를 영원히 발밑에서 기어다니게 할 심산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옷을 몽땅 벗어던지고 박지환의 옷을 벗기려던 그때 박지환이 미간을 찌푸리며 눈을 떴다. 윤서아는 가슴이 덜컹거렸고 박지환이 짜증을 냈다. “눈부시니까 불 꺼.” “불이요? 알았어요. 바로 끌게요.” 윤서아는 몸을 일으켜 현관의 불을 끈 다음 침대 위에 남자를 어루만졌다. 방에 이상한 향을 피웠는지 몸이 불타오르는 그녀는 한시도 참지 못하고 상대방의 입술을 삼키며 혼돈에 빠졌다. 다음 날 아침 깨어난 윤서아는 머리가 지끈거렸으나 어젯밤이 일을 떠올리고 나니 입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