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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나랑 결혼해 줄래?

“성진아, 이게 뭐야?” 이나연은 손끝으로 작은 상자를 살짝 만져보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유성진에게 물었다. 그러자 유성진은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고 따뜻한 눈빛으로 말했다. “나연아, 생일 축하해.” ‘아, 생일...’ 이나연은 멍해졌다. 그제야 그녀는 오늘이 그녀의 스물다섯 번째 생일이라는 걸 떠올렸다. “엄마, 생일 축하해요!” 박소윤이 눈이 반달처럼 휘어지도록 웃으며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박소윤은 곧바로 생일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유성진도 잔잔한 미소를 지은 채 그 멜로디에 맞춰 함께 따라 불렀다. 익숙하기 짝이 없는 그 생일 축하 노래를 들으며 이나연은 눈시울이 조금씩 뜨거워졌다. 그리고 기억은 자연스레 아주 먼 과거로 흘러갔다. 그녀와 박재혁이 한창 사랑에 빠져 있던 시절, 그녀의 생일이 되면 박재혁은 꼭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줬었다. 박재혁은 모든 면에서 완벽한 사람이었지만 노래 실력은 정말 재앙 수준이었는데 가장 단순한 생일 축하 노래조차 박자도 음정도 다 망가뜨렸지만 그래도 이나연은 그 노래가 너무 좋았다. 박재혁이 그녀만을 위해 불러준 노래였으니까, 아무리 엉망이어도 그 마음이 좋았다. 열여덟 번째 생일 밤에도 늘 하던 대로 그는 이나연을 위해 노래를 불러줬고 음이탈이 났지만 박재혁은 그 어느 때보다 진심이었고 이나연은 그 모습을 사랑스럽게 바라봤다. 그때 그녀는 박재혁이 정말 잘생겼다고 생각했었다. 짙은 눈썹에 깊은 눈매, 그리스 신화 속 태양신 아폴론이 실제로 있다면 딱 이 사람이 아닐까 싶었다. 그날 밤 박재혁은 노래를 끝낸 뒤 갑자기 한쪽 무릎을 꿇더니 마술처럼 반지를 하나 꺼내 들었다. “나연아, 나랑 결혼해 줄래? 나 네가 성인이 될 때까지 못 기다리겠어.” 그땐 참 철이 없었다. 이나연은 순진하게도 아무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환하게 웃으며 그의 품에 안겼다. “재혁아, 나 너랑 결혼할래. 우리 꼭 흰머리 될 때까지 오래오래 같이 살자.” 박재혁은 그녀를 품에 꽉 끌어안았고 그 품은 너무 따뜻해 마치 그녀를 녹여버리려는 듯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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