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화 나한텐 너만 있으면 돼
‘우리 딸...’
박재혁의 두 주먹이 절로 움켜쥐어졌다.
‘나연이와 유성진 둘 사이에 딸이 있다니, 이미 가족이 되었나?’
하지만 그래봤자 아무 소용 없다. 박재혁은 아직도 이나연을 사랑했고 그녀 없이는 살 수 없었다.
딸 하나가 아니라 설령 유성진과 애가 둘, 셋, 열 명이 있더라도 이나연이 돌아온다면 박재혁은 절대 그녀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이나연이 전화를 끊으려는 찰나 수화기 너머로 유성진의 다정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나연아, 잘 자. 사랑해.”
그 말에 이나연은 짧게 대답했다.
“응. 성진아, 잘 자.”
그녀는 유성진이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이 ‘나도 사랑해’라는 걸 알고 있고 그 말이 박재혁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는 것도 알지만 쉽게 내뱉을 수 없었다.
“너랑 유성진, 진짜 아이까지 있는 거야?”
박재혁이 떨리는 목소리로 묻자 이나연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그래, 우리 딸도 있고 세 식구끼리 행복하게 잘 살고 있어. 그러니까 박재혁, 이제 그만 내 인생에서 사라져 줬으면 좋겠어.”
“너 유성진을 사랑해?”
이미 답을 알고 있지만 그 물음을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박재혁의 심장이 찢어지는 듯 아팠다.
그러나 그는 물을 수밖에 없었고 이나연은 그 말에 잠시 멈칫했지만 곧 조소 섞인 미소를 지었다.
“하... 박재혁, 당신 진짜 멍청하네. 내가 성진이를 안 좋아했으면 결혼했겠어? 설마 아직도 내가 당신한테 미련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씁쓸히 웃었다.
“그래, 인정할게. 예전엔 당신을 사랑했어. 그런데 쓰레기 같은 남자를 사랑한 적 없는 여자가 어딨어? 그런데 성진이랑 같이 지내보니까 알겠더라. 아, 이게 진짜 사랑이구나. 사람이 이렇게도 따뜻할 수 있구나. 나도 이렇게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
“난 지금 너무 행복하고 성진이랑 평생 함께하고 싶어.”
이나연의 마지막 말에 박재혁의 몸이 와르르 무너지는 듯 떨렸다.
그녀가 다른 남자와 평생을 함께하고 싶다니, 그 말은 예전에 그녀가 박재혁에게 했던 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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