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화
그 말을 끝으로 한규철도 황급히 손녀를 뒤쫓아 나갔다.
성민서는 얼굴이 살짝 창백해졌다. 뭔가 말하려 입을 뗐지만 한씨 가문 사람들은 애초에 그녀가 입 뗄 기회조차 주지 않고 전부 자리를 떠나버렸다.
그때, 성범철이 버럭 책상을 쾅 치며 소리쳤다.
“젠장, 뭐 이런 인간들이 다 있어! 성민서, 기어코 이혼남이랑 결혼하겠다고 고집부린 결과가 이거야! 봐라, 쟤네가 널 사람 취급이나 하냐? 덕분에 나이 먹은 내가 이런 모욕을 당하고 있잖아!”
“뭘 그렇게 소리 지르고 난리야!”
소윤정도 결국 폭발했다.
“잘 키운 딸이 이혼남이랑 결혼하게 된 것도 다 당신이 제대로 못 가르쳐서 그런 거잖아. 그때 양육권을 넘기지만 않았어도 애를 이렇게 망치진 않았을 텐데.”
“그래? 그렇게 딸이 중요했으면 왜 맨날 회사 남자 모델들이랑 붙어 다니고 해외여행 다니느라 바빴지? 그때는 애 신경도 안 쓰더니 지금 와서 나한테 뭐라고?”
성범철도 가만히 있지 않고 맞받아쳤다.
성민서는 눈가가 벌겋게 달아오르더니 두 손으로 귀를 틀어막았다.
더는 이 따갑고 날선 말들을 듣고 싶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이 두 사람의 끝없는 말다툼은 늘 그녀의 일상이었다.
정작 누구도 그녀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진심으로 궁금해한 적은 없었다.
성보람은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이 모습을 지켜봤다.
지금 이 자리에서 본인은 철저히 남이었고 섣불리 끼어들 수도 없었다.
그렇게 부부 싸움이 몇 분간 이어진 뒤, 소윤정은 결국 참다못해 일어섰다.
“성민서, 넌 어릴 때부터 항상 그래. 무조건 부딪쳐봐야 정신 차리지. 됐고, 앞으로 너랑 한도진 문제에 난 안 끼어들 거야. 한씨 가문 태도 봐라. 넌 앞으로 더 상처받을 게 뻔해. 사장까지 해먹은 내가 그깟 한씨 가문 눈치 보며 사는 꼴은 못 본다. 뭐 대단한 집안이라고.”
이 말을 내뱉고는 그대로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음식에는 손도 안 댄 채였다.
“가서 한도진한테 전해. 직접 찾아와서 사과하지 않으면 앞으로 우리 성씨 집안 문턱도 못 밟을 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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