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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그녀는 무언가 말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그 모습을 본 하지민은 비웃음을 감추며 입을 열었다. “왜냐하면 서원 씨가 바로 다담정의 숨은 실소유주니까요. 설마 도진 씨가 얘기 안 했어요?” 성보람은 웃으며 받아쳤다. “우리 형부가 원래 좀 조용한 사람이에요. 이런 거 자랑하고 다니는 성격이 아니고 저희 언니도 사람만 보고 결혼한 거라.” 하지민은 성민서를 흘깃 보며 말했다. “언니분이 복이 있긴 하네요. 그런 집안에서 자란 사람한테 시집가다니... 솔직히 언니분 입장에서는 영광이죠.” “그 말은 우리 언니가 신분 상승이라도 했다는 소리예요?” 성보람도 지지 않고 되받아쳤다. “우리 언니 아직 젊고 결혼도 처음인데 복이 있는 사람으로 치자면 우리 형부 쪽이죠.” “왜 아니겠어요? 한씨 가문은 소운시에서도 손꼽히는 재벌가예요. 도진 씨 아버지가 화성 그룹 회장은 아니지만 지분도 갖고 있고 도진 씨야 어릴 때부터 금수저로 자란 사람이잖아요. 그런 사람하고 결혼했으니까 최소한 몇 세대는 편하게 살 수 있을걸요?” 하지민의 한마디는 성민서와 성보람 마음속에 한꺼번에 파도를 일으켰다. 성보람은 들숨과 함께 헛기침이 절로 나왔다. ‘이럴 수가. 부교수님한테 이런 배경이 있었을 줄은 몰랐네. 화성 그룹이라니...’ 경제 기사를 잘 안 보는 성보람조차도 알 정도의 국내 대기업이었는데 아이 옷부터 남녀 정장까지 모든 의류 브랜드를 전국에 수천 개나 낸 초대형 회사였다. 그녀는 지금까지 한도진이 그냥 학자 집안 출신인 줄로만 알았다. ‘이 모든 걸 언니에게 한마디도 말 안 했다고?’ 그녀는 잠깐 넋이 나간 성민서를 쳐다보다가 바로 테이블 아래로 손을 뻗어 성민서의 손등을 살짝 눌렀다. 성민서는 그제야 정신을 되찾았다. 이 자리에서 자신이 아내로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게 드러나서는 절대 안 되었다. 그 순간 웃음거리가 되어버릴 테니 말이다. “됐어요, 시시한 얘기 그만하죠.” 성민서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솔직히 도진 씨랑 결혼한 건 나한테 과분한 거죠.” 이 말에 성보람은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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