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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분명 처음엔 취한 상태였지만 지금은 정신이 절반쯤 돌아온 상태였다. 그래서였을까. 이 뜨겁고 짙은 입맞춤이 너무나도 선명하게 느껴졌다. 성보람은 배선우와 키스를 하게 될 거라고는 단 한 순간도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이게 키스라는 거구나...’ 늘 똑 부러지고 자기 주관 확실하던 성보람은 이 순간만큼은 완전히 무너져버릴 것 같았다. 심장이 터질 듯 뛰었고 이 상태로 계속 가다간 진짜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의 온몸의 힘을 다해 그녀는 그를 밀쳐냈다. 그리고 바닥에 떨어져 있던 가운 하나를 움켜쥐고는 정신없이 욕실로 도망쳤다. 쾅!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막 짙은 열기 속에 빠져 있던 배선우의 표정이 단박에 어두워졌다. 그는 이성을 잃은 듯 벌떡 일어나 문 앞으로 다가가 문을 쾅쾅 두드렸다. “성보람, 문 열어.” “안 돼요. 우리 이러면 안 돼요...” 욕실 안에서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는 혼란스럽고, 당황했고, 어쩐지 겁에 질려 있었다. 배선우는 어이가 없다는 듯 웃음을 흘리다 금세 화가 치밀어올랐다. “뭐가 안 된다는 거야. 우리 부부야, 성보람. 지금 나 갖고 노는 거야?” 그녀는 정신을 가다듬기 위해 차가운 물을 틀고 그대로 자신의 몸 위로 부었다. 머릿속을 식히고, 술기운을 걷어내고, 무엇보다 몸 안을 휘감던 낯선 감각을 지워내기 위해.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제야 머릿속이 조금씩 맑아졌다. 그리고 문득 생각났다. 그녀는 배선우에게 아무 연락도 하지 않았다. 애초에 그를 오라고 부른 적도 없었다. 그럼 그는 왜 온 거란 말인가? ‘설마 일부러 이런 상황 노리고 찾아온 건 아니겠지?’ 성보람의 얼굴이 창백해졌다가 이내 벌겋게 달아올랐다. 샤워기를 잠그고 수건으로 대충 몸을 닦은 뒤 거울을 본 순간 그녀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붉게 달아오른 얼굴, 부어오른 입술, 그리고 목이며 어깨에 선명하게 남은 키스 자국들... “진짜 미쳤지.” 성보람은 얼굴을 감싸 쥔 채 그대로 주저앉을 뻔했다. 기억을 더듬을수록 당황스러웠고, 생각할수록 얼굴이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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