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화
“허, 그것도 진짜 진씨 집안 딸일 때 얘기지.”
육성진은 시큰둥하게 말했다.
“아, 맞다. 오늘 진태현이 전화 왔더라. 그 배달원한테 얼마쯤 주면 적당하냐고 묻던데?”
“성보람 일은 이제 신경 안 쓸 거야. 진태현이 알아서 하라고 해.”
성보람이 이혼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배선우는 그녀 친구에게 조금 더 후하게 보상해 줄 생각도 있었지만 성보람이 등을 돌린 이상 굳이 자기가 나설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
다음 날 아침.
성보람은 호텔 욕실에서 칫솔을 문 채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낯선 번호가 카톡 음성 통화를 걸어왔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번호는 며칠 전 다담정에서 식사하던 날 진태현이 추가했던 번호였다.
무슨 일인지 대충 짐작이 간 성보람은 전화를 받았다.
“성보람 맞지? 나 진태현인데, 친구는 좀 괜찮아졌어?”
“아니, 별로.”
성보람의 말투는 곱지 않았다. 위장이 상한 여민지는 어젯밤 야식을 먹을 때도 술을 마시지 못했고 며칠째 계속 복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잠시 침묵하던 진태현이 말했다.
“경찰한테 확인해 봤어. 네 친구 위쪽에 상처 입은 게 제일 크다더라. 내가 4백만 원 보낼 테니까 그걸로 마무리해. 그 정도면 적은 금액은 아닐 거야. 내 동생은 태어날 때부터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자란 애야. 이런 일 당한 건 처음이라, 가족들 다 충격이 컸거든.”
사실 진태현은 원래 더 줄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배선우한테 넌지시 의견을 물었을 때 배선우가 관심조차 없다는 듯한 반응이었다.
성보람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쪽 동생이 집안의 귀한 보물이듯, 내 친구도 같은 나이 또래고 소중한 사람이야. 누가 누구를 함부로 괴롭혀도 된다는 법 없잖아.”
“그러니까 내가 4백만 원 주겠다잖아. 그 정도 상처는 병원비도 4, 5십만 원이면 끝나. 남는 돈은 알아서 다른 데 쓰라고. 일단 네 친구 의견이나 물어봐. 넌 그 돈 필요 없다 해도 네 친구는 다를 수도 있잖아? 물어보고 나서 다시 연락해. 단, 더 이상은 못 준다는 거 명심하고.”
그러고는 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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