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화
성보람은 괜히 걱정 끼치기 싫어서 대충 얼버무렸다.
“그냥 그 집안 사람들이랑 좀 다퉜어. 원래부터 나 별로 안 좋아했는데, 나도 그 꼴 보기 싫어서 나왔지. 매일 얼굴 붉히고 사는 것도 지치더라고. 곧 개강이라 조용한 환경도 필요했고.”
“배씨 집안에서 허락했어?”
“그쪽도 내가 나가길 바랐을걸? 내가 좀 말대답 잘하잖아. 뭐, 그런 면에선 서로 속 편하긴 해.”
성보람은 어깨를 으쓱하며 웃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배선우랑 이혼은 안 시켜주려고 해.”
성민서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그녀 옆에 앉았다.
“돈 많은 집일수록 이혼은 더 힘들어.”
성보람은 한숨을 쉬었다.
“내 얘긴 됐고, 언니랑 형부는 어때? 형부가 언니한테 왜 자기 정체 숨겼는지는 물어봤어?”
“물어봤지. 우리가 만나고 결혼까지 너무 빨랐으니까 굳이 말할 타이밍이 없었다고 하더라. 게다가 그 그룹 지분도 전부 부모님 명의라 자기가 뭘 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라서 굳이 자랑할 것도 없었대. 자기 명의 자산은 이미 예전에 다 얘기했다고 하고. 그리고 그날 양가 식사 자리에서도 원래는 부모님 얘기 꺼낼 생각이었는데, 밥 먹기도 전에 싸움 터졌잖아.”
성보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한 교수님이랑 잘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엄청 자존심 강한 사람 같기는 해. 그 말은 아마 진심이었을 거야.”
성민서도 그렇게 생각했다.
“응. 진짜 성실하고 노력파야. 아직 개강도 안 했는데 벌써 실험실에 붙어 살다시피 해. 밤늦게 돼서야 집에 들어온다니까.”
“와, 그건 좀 심했다.”
성보람은 감탄하듯 말했다.
“출신부터 금수저에 그렇게까지 열심히 살면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은 그냥 벽 보고 살란 얘기잖아. 됐어, 언니. 얼른 집에 가. 나 이제부터 진짜 노력할 거야. 나도 미친 듯이 열심히 살아서 다 때려눕혀야지.”
그 말에 성민서는 웃음을 터뜨렸다.
“일부러 너 실망시키려는 건 아닌데, 아무리 발버둥 쳐도 넌 그 사람들 절대 못 이겨.”
“...”
성보람은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그건 그렇고, 지난번에 네가 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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