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7화
소이현은 깨달았다. 자신은 권승준이라는 사람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걸.
조금 전 그가 보였던 태도만 봐도 그랬다. 저렇게 몰아붙이는 모습은 결코 함께 일하기 쉬운 사람이 아니었다.
문득 유람선 위에서의 장면이 떠올랐다.
권승준이 그녀의 손목을 거칠게 붙잡고 그대로 밀어붙였던 순간.
‘대표님의 남다른 자제력 덕분이었어. 아니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알 수 없었을 거야.’
어쨌든 권승준에게는 늘 공격성이 보였고 가까이할수록 위험한 사람 같았다.
소이현은 그 앞에서 단 한 번도 주도권을 쥐어 본 적이 없었다.
지금까지 큰 탈 없이 버틸 수 있었던 건, 전부 권승준이 먼저 선을 지켜 줬기 때문이었다.
그게 소이현이어서 그런 건 아니었다. 비서가 누구였든 결과는 같았을 것이다.
‘사람 사이라는 게 그렇지 뭐. 맞지 않으면 굳이 억지로 엮일 필요는 없어.’
소이현은 평생 권승준의 비서로 남을 생각이 없었다. 그렇다면 이 관계를 끝까지 붙잡아 둘 이유가 있는지, 냉정하게 따져 봐야 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보면 권승준이라는 인물의 사회적 지위와 영향력은 무시하기 어려웠다.
그의 곁에는 늘 사람들이 몰렸고 세속적인 기준으로 보자면 이 관계를 유지해야 할 명분은 충분했다.
더구나 그는 소이현에게 분명히 잘해 주고 있었다.
혼자서는 답이 나오지 않았던 터라, 소이현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을 떠올렸다.
여진성은 권승준의 오른팔이었고 배현우는 권성 그룹의 부대표이자 오랜 친구였다. 그 누구도 이 문제를 상의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았다.
한참을 고민하던 끝에, 소이현의 머릿속에 한 얼굴이 떠올랐다.
‘육성민! 대표님한테 늘 미운털이 박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상황을 넘기는 방법쯤은 알고 있겠지.’
소이현은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육성민은 서울에 있었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 그의 목소리는 오늘도 들떠있었다.
“이현 씨, 웬일이에요? 갑자기 전화를 다 주시고. 저 보고 싶으셨어요? 그러면 제가 비행기 타고 내려가서 놀아 드릴까요?”
“그럴 필요까지는 없고요. 물어볼 게 있어서요.”
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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