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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강도훈의 눈은 차갑게 식어있었다. 그는 잔 속에 담긴 커피를 내려다보며, 그 모든 상황이 우습게 느껴졌다. 애초에 그는 소이현과의 감정이 틀어지더라도 강민호만큼은 절대 알게 하지 말자고 분명히 말해두었다. 소이현 역시 그의 뜻을 잘 알고 있었기에 강민호 앞에서는 늘 다정한 부부인 척했고, 틈만 나면 일부러 애정 표현까지 보였으니 강민호가 눈치채지 못한 것도 의외는 아니었다. 굳이 공항에 나가 마중한 것도 소민찬의 일 때문이었을 게 뻔했고, 가서 한바탕 하소연이라도 하려 했겠지 싶었다. 소이현은 원래 제 사람은 철저히 감싸는 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끝내 고자질을 하지 않았고 강민호도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오히려 강도훈에게 이혼 사실을 직접 밝히라고 요구했다. 그렇게 서둘러 선을 긋고 싶어 하면서 왜 본인이 나서서 말하지 않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결국 소이현은 그와 완전히 끊어낼 마음까지는 없었던 거다. 강도훈은 입꼬리를 끌어올린 채 목소리에서는 아무런 기색도 드러내지 않고 말했다. “조 집사님, 할아버지께 이현이랑 함께 갈 거라고 전해주세요.” 전화를 끊은 뒤, 그는 휴대폰을 테이블 위에 아무렇게나 던졌다. 그러다 문득 권승준의 얼굴이 떠올랐다. 솔직히 말해 지금까지도 그가 소이현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권승준은 늘 그의 것이라면 뭐든 탐냈지만, 정작 빼앗을 수 없는 것들만 넘보곤 했다. 이를테면, 강도훈에 대한 소이현의 사랑처럼. 강도훈은 생각할수록 얼굴이 굳어졌다. 설령 빼앗지 못한다 해도 감히 넘볼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용서되지 않았다. 감히 그의 여자를 빼앗겠다니,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다. 마침 고태훈이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들어오자마자 강도훈의 굳어 있는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게다가 얼굴 곳곳에는 아직도 싸움의 흔적이 남아 있었고, 턱에는 옅은 멍까지 선명했다. 고태훈이 보아 온 강도훈은 늘 차분하고 냉정한 도련님의 이미지였다. 이렇게까지 엉망인 모습은 처음이라, 그는 모르는 척 능청을 부렸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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