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3화
배현우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배연주를 바라보다가 아주 진지하게 물었다.
“내가 너한테 뭘 말해줘야 하는데?”
배연주는 배현우의 친여동생으로 두 살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그녀의 눈에 오빠는 언제나 온화한 사람이었으나 그 온화함은 어딘가 모든 걸 적당히 섞어 흘려보내는 태도에 가까웠다. 기름도 물도 스며들지 않고 칼도 총도 통하지 않는 사람처럼 보였다.
화를 내는 법이 없으니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도 알 수 없었다. 지금처럼, 배현우는 모든 걸 다 알고 있으면서도 끝내 아무 말도 해주지 않았다.
배연주는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 내가 승준 오빠 좋아하는 거 알잖아,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쭉. 오빠는 승준 오빠 친구면서 왜 한 번도 나를 도와주지 않는 거야? 오히려 더 멀어지게만 하잖아. 난 정말 이해가 안 돼.”
배현우는 차분히 달랬다.
“승준이는 너를 좋아하지 않아. 네가 아무리 좋아해도 그건 소용없어.”
수없이 들어왔던 말에 배연주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오빠는 왜 맨날 그 말뿐이야? 나한테 한 번이라도 시도해볼 기회조차 안 주잖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도움이 필요한데 배현우는 매번 그녀의 요구를 외면했다.
그녀가 화가 났다는 걸 알아챈 배현우는 안경 너머로 한층 더 진지한 눈빛을 했다.
“상대가 다른 사람이었으면 나도 네 편에서 한 번쯤은 도와줬을 거야. 하지만 승준이는 안 돼.”
배연주는 눈가가 붉어질 만큼 분노에 차 이를 악물었다.
“왜 하필 승준 오빠는 안 되는데?”
배현우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너 예전부터 나 따라다녀서 승준이도 널 자주 봤어. 만약 승준이가 널 조금이라도 좋아했다면 너희는 진작 결혼했겠지. 연주야, 말이 좀 냉정하더라도 이해해. 승준이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너를 제대로 바라본 적이 없어. 이유는 하나야. 널 좋아하지 않으니까.”
배연주도 그 사실을 모르는 건 아니었으나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건 오빠가 우리가 단둘이 있을 기회를 만들어주지 않아서 그렇잖아!”
배현우는 한숨을 내쉬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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