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6화
하일권은 심진희의 말을 유독 잘 들어왔다. 소민찬이 한 짓이라는 증거도 없는데, 강도훈에게 전화해서 도와달라고 떼쓸 수도 없었다. 결국 이 일은 그냥 삼키는 수밖에 없었다.
하일권은 목이 잠긴 채로 말했다.
“네. 아줌마, 알겠어요.”
심진희가 바로 말했다.
“내가 지금 소민찬한테 전화해서 한번 물어볼게. 조금만 기다려.”
하일권은 급하게 고개를 끄덕이듯 답했다.
“네. 감사합니다. 아줌마!”
심진희가 덧붙였다.
“무슨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겠어.”
“알아요.”
심진희가 하일권을 위해 직접 나서 주겠다는 것만으로도 하일권은 가슴이 뜨거워졌다. 마음이 없으면 굳이 여기까지 해줄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하일권은 이번에 정말 처참하게 졌다. 그런데도 소민찬 쪽 약점은 하나도 잡지 못했다. 억울해도, 분해도, 이를 악물고 삼킬 수밖에 없었다.
처음부터 하일권이 먼저 손을 댄 일이 아니었다면 하일권은 당장 경찰에 신고했을 것이다.
하일권이 더 겁나는 건 그다음이었다.
소민찬의 곁에 진짜 기술 고수가 있다면,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이런 손실을 만들 수 있다면 앞으로 하일권이 무슨 짓을 하든 소민찬이 되갚아 치면 감당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럼 앞으로 소민찬의 눈치 보면서 살아야 하는 거야? 정면으로 못 부딪치고?’
그런 생각만 해도 하일권은 속이 뒤집혀 피를 토할 것 같았다.
이번 해킹은 그 정도로 강력한 경고였다. 그래서 하일권도 더는 함부로 움직일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일권은 정말 오래간만에 이렇게까지 숨이 막혔다. 머리에 비닐봉지가 씌워진 것처럼, 공기가 점점 줄어들어 끝내 질식해 버릴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일권은 화를 삭이지 못하고 소파 쿠션을 주먹으로 내리쳤지만 조금도 풀리지 않았다.
그저 심진희가 소민찬을 한 번쯤 몰아붙여서, 소민찬의 마음이라도 조금 불편하게 만들어 주길 바랄 뿐이었다.
하지만 소민찬은 애초에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었다.
‘소민찬이 괴로워한다고 해도, 그 괴로움이 얼마나 크겠어.’
하일권은 소파에 축 늘어져 음울한 얼굴로 천장을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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