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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소이현의 마음이 서늘하게 식었다. 그녀는 이모의 손을 조용히 빼내고 한 걸음 물러섰다. 심진희는 그녀의 방어적인 태도에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현아, 이 말을 하면 네가 상처받을까 봐 걱정되지만 사실 강도훈은 아주 오래전부터 윤서와 알고 지냈어. 두 사람은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는데 네가 그 사이에 낀 거야.” 다행히 강지유가 말해준 덕분에 소이현은 3년 전에 두 사람이 사귀는 사이가 아니었음을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소이현은 아마도 이모의 이런 말에 속아 넘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소이현은 그걸 따지고 싶지 않았다. 다만 그녀가 더 알고 싶은 건, 이모가 자신에게 보이는 태도가 왜 이렇게 극명하게 달라졌는지 그 이유였다. 그것 때문에 소이현은 한동안 혼란스러웠고 오래전부터 그 이유를 짐작하고는 있었지만 인정하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받아들여야 했다. “이모, 역시 하연서 때문에 저를 멀리한 거였네요.” 심진희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어졌다. “어떻게 이모를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니?” 심진희는 소이현이 자신의 진심을 들춰내는 것이 불편한 듯싶었다. 아마 서로 모르는 척 넘어가는 것이 편했을 수도 있겠지만 이것이 바로 진실이었다. 소이현은 가족 앞에서만큼은 더 이상 자신을 속이고 싶지 않았다. 어릴 적부터 엄격한 어머니 아래서 자란 소이현은 이모의 냉랭한 얼굴에서 그 모습이 겹쳐 보였다. 소이현은 그 시선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받아쳤다. “이모가 알고 싶은 건 강도훈과의 이혼이죠?”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그 안에는 단호함이 선명했다. “정말 이혼할 거예요.” 심진희는 소이현이 강도훈에게 지녔던 감정을 잘 알고 있었기에 이 단호함이 믿기지 않았다. ‘정말로 마음을 접은 건가? 하지만 연서 말로는 이현이가 강도훈을 계속 만나려 하고 우연인 척 어색한 연극을 펼친다고 했는데...' 소이현은 평소 책임감 있고 단호한 성격이었지만 유독 강도훈 앞에서만은 흔들리고 갈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심진희는 이 선언이 진심인지, 아니면 자기를 다독이는 말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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